"까딱하면 밀리는 세상…'기술이전' 덕에 여기까지 왔네요"

중기부 구축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 성과
오기웅 차관 "빅블러 시대, 우수기술 신속한 이전 돕겠다"

중기부는 14일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 활용 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기부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아이언맨 영화를 보셨나요. 영화 속 주인공이 아이언맨이 수트를 착용하면 그의 눈앞으로 디지털 정보들이 표시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는 이런 증강현실(AR) 글라스, 헤드셋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기술보증기금(기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AR글라스를 아이언맨이 활용하는 인공지능 '자비스'와 같은 형태로 만들기 위해 음성인식 솔루션을 탑재할 때 기보 중재로 대학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습니다. 제때 기술이전을 받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최치원 피앤씨솔루션 대표)

중소벤처기업부의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가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 성공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활용 중소기업들은 "스마트테크브릿지을 활용해 제때 필요한 기술을 도입한 덕에 업계에서 뒤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전받은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기술을 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끔 '기술신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중기부는 14일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 활용 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스마트테크브릿지를 활용해 기술 개발에 성공한 AI, AR·VR, 태양광, 반도체 부품 및 스마트물류시스템 분야 기술거래 우수기업이 참석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스마트테크브릿지는 중소기업 기술거래 활성화를 위해 중기부가 2022년 12월에 구축한 플랫폼으로 AI를 활용한 사용자 맞춤 특허·논문 및 연구기관(연구자) 검색·매칭과 전자계약 서비스 등까지 기술거래 및 사업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이를 통해 발생한 기술거래 건수는 1672건이며 전체 공공기술 거래(1만 2057건)의 13.4% 수준이다.

중기부는 14일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 활용 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기부 제공)

AI 기반 교육 플랫폼 기업 투비유니콘 윤진욱 대표는 AI 시장에 참여하는 회사로서 기술이전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시장보다 트렌드 전환이 빠른 AI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 비즈니스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했다.

투비유니콘은 온라인 AI 기반 교육 전문 플랫폼 운영 기업으로 중·고교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검증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어 이해 모델을 가진 생성해 AI 개발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AI 활용사업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다.

윤 대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다고 해도 상용화가 늦어지면 비즈니스에서 많이 밀리게 된다는 판단하에 기보에 기술을 이전받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기보에서 잘 중개해 준 덕분에 상용화 기술로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특히 AI 기술은 선점해서 나아가지 않으면 후발주자들이 (선발주자를) 따라가기가 힘든 분야"라며 "기술이전을 받지 않았더라면 아이디어가 있었더라도 시장을 선점하기 전에 이미 밀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앤씨솔루션 대표도 기술이전을 받아 영국 등 해외에서 들여오던 시뮬레이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피앤씨솔루션은 군사·의료·교육용 등 다양한 AR/VR 시뮬레이터 등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보의 도움을 받아 AR글라스에 탑재할 음성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대학으로부터 관련 기술과 데이터를 이전받았다.

현재는 같은 글라스에 동공인식 및 추적 알고리즘을 탑재하기 위해 이전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치원 대표는 "자사에서도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모든 것을 개발할 수 없고, 또 대한민국 어디에 어떤 기술이 개발돼 산재해 있는지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기술이 있다'고 기보에서 알려주고 꼭 필요한 부분을 매칭해주다 보니 기술들을 잘 확보할 수 있었고 회사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14일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에서 AI 기술거래 플랫폼 '스마트테크브릿지' 활용 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기부 제공)

그러면서 단순히 기술을 이전해 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이 이전받은 기술로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해달라고도 했다.

중기부는 기술거래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연간 40개 업체를 선정해 사업화 자금을 최소 3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업체들은 매년 기술거래 건수가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지원 대상과 금액을 늘려달라고 했다.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는 "기술을 이전·거래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업화까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중기부에서 만들어달라"며 "이전기술을 개발, 고도화할 장비 개선이라거나 여러 부분에서 자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후배 기업들이 스마트테크브릿지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보에 '인수인계 시스템'을 선진화해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특정 기업의 기술거래를 전담하는 직원이 바뀌더라도 업무의 연속성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상헌 대표는 "자사는 (기보) 인천 중앙지점과 거래를 하는데 2년마다 지점에 멤버(직원)들이 바뀐다"며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니 기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서 후임자도 금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인수인계 시스템을 도입해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에 공공의 우수기술이 민간으로 신속하게 이전돼 국가의 기술혁신과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