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욕심내는 중견기업들…유망 신사업 '선점' 나선다

우수기술 초기기업과 동반성장 구축
전략적 시너지·선점 효과

2024 유한킴벌리 그린임팩트 프로젝트&공모전(유한킴벌리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유한킴벌리·한솔PNS(010420)·대동(000490)·삼화페인트(000390) 등 중견기업들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발굴·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회적 재투자 및 창업기업 육성 등 CSR(사회공헌) 차원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동반성장 관계를 구축하면 유망 신사업 분야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전략이 숨어있다.

유한킴벌리, 20억 투입해 스타트업 발굴…"수익은 재투자"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금 20억 원을 투입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 '그린임팩트 공모전'을 3년째 시행하고 있다.

그림임팩트는 사회·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스타트업을 발굴·투자·육성하는 프로젝트로 2022년 시작했다. 투자 대상은 창업 7년 미만 소셜벤처·스타트업이다. 유한킴벌리는 현재까지 10개 업체에 투자했다.

유한킴벌리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코스모스랩(비발화성·친환경 수계 배터리 셀 제조) △리베이션(친환경 소재 패키지 제품 개발 솔루션) △인베랩(토종씨앗·씨드볼로 생태교란식물 퇴치) 등이다.

유한킴벌리는 향후 수익이 발생하면 2호 기금을 조성해 재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호 기금으론 건강·웰빙 솔루션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체 CSR 기금을 출연한 것"이라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펀드운용사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와 더좋은세상(사단법인 피피엘)과 협업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해관계자 간 협업과 연대가 중요하다"며 "수익을 내고자 시작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일부 스타트업과는 직접적인 비즈니스 협력 모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솔PNS·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유니콘 브릿지(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우수기술 초기기업과 동반성장…선점 효과

한솔그룹 계열 IT기업 한솔PNS는 정부의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자율제안형) 수요기업으로 올해 선정됐다.

한솔PNS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머신 비전 기술을 활용한 제지 생산 품질관리'를 주제로 해당 분야 사업화 연계(PoC) 역량 및 광학장비 세팅 경험 및 스캐닝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빅데이터·AI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윈-윈' 관계를 구축해 제지 생산 공정별 품질 진단 효율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최종 선정 기업에 AI 머신비전 솔루션 사업화 실증 비용으로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하고 사업화 돌입 시 후속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동X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2024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대동 제공)

농기계 회사에서 첨단 로봇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대동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열었다. 지난해 시작해 올해 2회째다.

회사는 미래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스마트팜 △정밀농업 △로보틱스 △스마트 모빌리티 △전동화 플랫폼 등 분야의 스타트업 2~3개 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최종 심사 단계로 다음주 중 선정 스타트업을 공개한다. 선정 기업엔 실증 지원금으로 각각 4000만 원을 지급한다.

대동 관계자는 "스마트팜·자율주행·모빌리티·로봇 등 미래 사업 관련 기술 사업화를 가속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한다"며 "우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하면 혁신 기술을 발굴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올해 처음으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024 유니콘 브릿지 with 삼화페인트'를 진행했다. 회사는 참여 스타트업 3개 사를 선정하고 지난 달 27일엔 킥오프 행사를 진행했다.

3개 사는 △파이솔루션테크놀로지(전자재료) △알페스(기능성코팅소재) △그래핀이엔지(이차전지) 등이다. 삼화페인트는 향후 6개월간 기술·개념 검증을 진행한 후 전략적 투자를 검토할 예정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각 분야에서 62개 사가 지원해 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스타트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쓰고자 한다"고 전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