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만 174%"…한미반도체, 지금이라도 살까요?[줌인e종목]
6거래일 연속 신고가 경신…1년만에 시총 8배 증가한 16.4조
엔비디아發 훈풍·지수 신규편입 등 호재…"수익률 기대는 낮춰야"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한미반도체(042700)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17만 원 선을 바라보고 있다. 시가총액으로는 21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증권가는 연내 한미반도체 주가가 20만 원 선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테마가 식지 않고 있는데다 반도체 장비업체로 한미반도체의 독보적인 입지가 공고하다는 것이 근거다. 여기에 코스피200 지수 편입, 자사주 소각, 수주 가능성 확대 등도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주가가 174%나 뛰어오르면서 단기 급등에 대한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졌고,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고평가됐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1년만에 시총 100계단 껑충 "연내 20만원 간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미반도체는 6200원(3.80%) 오른 16만 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장 중 한때 최고 17만 3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6거래일 연속 최고가 경신이다.
이날 한미반도체의 시가총액은 16조 4113억 원으로 삼성생명(032830)(17조 1000억 원)에 이어 21위(우선주 제외)다. 1년 전인 2023년 5월 30일 한미반도체의 시가총액이 2조 6476억 원에 불과해 시총 100위권 밖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보일지가 투자자들에겐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증권가의 한미반도체 목표주가 컨센서스(시장평균치)는 20만원을 넘어셨다. 4월까지 10만 원을 넘지 않았던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2개월 여 만에 2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연내 20만 원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증권가에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는 TC본딩 전후 HBM다이와 완성된 HBM웨이퍼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유일의 후공정 검사장비 업체"라면서 "이같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듀얼TC본더의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근거를 밝혔다.
곽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12개월 목표주가로 26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목표주가로 22만 원을 제시한 정민규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여전히 HBM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미국 리쇼어링 정책과 AI 산업의 개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HBM 공급망(엔비디아 – TSMC/인텔 - SK하이닉스/마이크론 – 한미반도체) 합류는 큰 프리미엄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한미반도체는 추가 고객사 확보로 TC본더의 록인(Lock-in) 효과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2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일 치솟는 주가,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
증권가는 한미반도체 주가 급등을 두고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국 엔비디아발(發) AI반도체 테마 강세가 꼽힌다. SK하이닉스가 그래픽처리장치(GPU)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3월에는 HBM3E(8단)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사용된 장비가 한미반도체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3 8단, 12단 등 엔디비아 최고 스펙 공급은 SK하이닉스가 하고 있는 상황인데,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으로 인해 반도체 테마 장세에 올라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생태계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추가로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체들의 공격적인 HBM 생산능력(CAPA) 증설과 스택 수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HBM 선두 업체향 공급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후발 업체들의 장비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글로벌 고객사 확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 골드만삭스도 HBM시장이 기존 평가보다 약 30% 더 클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이에 더해 한미반도체가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에 편입되는 것도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 코스피200 종목 정기 변경에서 한미반도체 등 6개 종목을 신규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코스피200 종목에 편입되면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이에 신규매수가 늘어나는 등 간접투자 효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단기간에 너무 올라…지금 사면 수익률 기대는 낮춰야"
한국거래소는 지난 29일 하루동안 한미반도체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스팸관여 과다종목'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미반도체 주가가 급등하면서 각종 리딩방, 스미싱, 스팸 등이 한미반도체를 미끼 삼아 메시지를 발송하는 일이 급증했고, 이에 투자자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경보를 발령했다.
그만큼 한미반도체 주가가 과열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한미반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월말 기준 80배를 넘어섰다. 현시점에선 90배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타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 기업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PER은 25.94배, SK하이닉스 -31.96배, SK스퀘어는 -27.61배 등이다.
코스피 시총 20위 이내 종목 중 PER이 한미반도체보다 높은 종목은 2차전지 테마로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오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포스코퓨처엠(003670)뿐이다.
PER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해당 기업의 순이익이 주식 가격보다 크면 클수록 PER이 낮다. 따라서 PER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의미(저평가)로 보고, PER이 높으면 이익 대비 주가가 높다는 것으로 본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한미반도체의 PER은 동종업계 대비 높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치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동종업계 기업군의 PER과 비교해 주가적정 수준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한미반도체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실적으로 전망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남아있다"면서 "상승세가 지난 수개월처럼 가파르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추고 진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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