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주→542만주' 거래량 터진 현대리바트, '밈주식' 노크[줌인e종목]

[스몰캡]실적발표 직후 급등세…13일 거래량 542만주로 최대치 '경신'
흐름 이어지면 인수 이후 주가 부진한 지누스 영향 일부 상쇄

경기 용인 소재 현대리바트 스마트 워크 센터 전경(현대리바트 제공) ⓒ News1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개미(개인투자자)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 주가가 급등한다. 해당 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밈)처럼 되면서 더 큰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이때부턴 실적이나 펀더멘탈(기업의 기초체력)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 일정수준 차익을 달성하면 기계적 매도를 하는 기관이나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수급'이 받쳐줄 것이란 믿음으로 '매수'를 외친다. 주가순이익(PER)이 100배, 200배를 넘어서면서 시장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뛰어오르는 현상도 이 때문에 나타난다. 이를 '밈주식'이라고 한다.

현대리바트가 올해 1분기 실적공개 직후 '개미' 수급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밈주식'처럼 꿈틀대고 있다. 이전까지 현대리바트의 일 거래량은 1만주를 밑도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미미했으나, 실적 발표 이후 300만, 500만주를 웃도는 거래량이 터지며 일간 최대 거래량 기록을 경신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리바트 주가는 1분기 호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9일 7860원을 기록하며 전일대비 2.48% 올랐다. 하루 뒤 경쟁업체인 한샘이 실적을 발표하고 창립 이래 처음 분기 매출 역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주가는 전날보다 8.27% 오른 8510원으로 뛰었다.

다음 거래일인 13일에는 21.03% 급등한 1만3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14일에는 7.28% 하락한 9500원을 기록하며 조정을 받았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주가 움직임보다 두드러진 것은 거래량이다. 이전까지 현대리바트 주식은 일 거래량이 1만주 전후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거래량이 적었던 지난달 23일에는 3886주에 불과했을 만큼 '저유동주'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9일 21만3578주에서 10일 299만5784주, 13일 541만9633주, 14일 86만196주로 거래량이 폭발했다. 10일과 13일은 가격 인상 발표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올해 1월 25일 거래량 173만9207을 큰 폭으로 웃돈다. 특히 13일 거래량은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0년 5월 12일 492만3194주를 뛰어넘어 상장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달 13일 현대리바트의 일 거래대금은 534억1821만7980원이다. 역대 5번째로 큰 거래대금규모다. 거래대금이 가장 컸던 때는 주가가 1만4300원이었던 2020년 5월12일(679억2192만8450)이다. 더구나 현대리바트 시가총액은 전거래일 기준 1961억 원으로, 적은 물량만 유입돼도 급등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증권가는 아직 거래량 쏠림 현상이 3거래일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어 본격적인 '밈주식' 대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리바트는 1분기 깜짝 실적과 그간 저평가 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기업가치)이 재조명되며 1만4000원대였던 과거 고점 회복을 위한 시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는게 시장의 전망이다.

다만 완만한 우상향과 달리 단기 급등은 차익실현 압력이 강해 조정을 받기 쉽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투자자 역시 과거 에코프로나 미국 게임스톱 같은 밈주식 흐름을 기대하고 섣부르게 진입했다가 고점에 '물리는' 상황을 겪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한편으론 밈주식이든 무엇이 됐든,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선 현대리바트 주가가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22일 기준 현대백화점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리바트의 지분 41.16%를 보유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서 지누스 주가 부진으로 썩고 있는 골머리를 현대리바트가 조금이나마 상쇄하는 모양새다 보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한 현대리바트와 지누스 모두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3월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지누스 지분 35.8% 및 신주를 주당 870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16만원에 주식을 매입한 이후 주당 8만3800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후 꾸준히 주식을 매수해 왔다. 그러나 이달 14일 기준 지누스 주가는 1만2740원, 시가총액은 2642억원으로 인수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한편 리바트는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직원주주회사로 운영되다가 2011년 당시 적대적 M&A를 추진했던 퍼시스 계열사 시디즈와 일룸이 보유한 주식 272만2110주를 주당 9000원, 총 204억원에 사들였다. 기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을 통해 보유한 지분 11.42%에 새로 13.1%가 합쳐지며 24.58%(424만3650주)로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올해 3월 22일 공시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41.16%를 보유 중이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