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벤처투자 1.9조원·펀드결성 2.4조원…'점진적 회복세'
딥테크 분야 벤처투자 늘어…1천억원 투자 사례 나와
중기부, 올해 하반기 벤처투자 관련 종합대책 마련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와 펀드결성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2021년, 2022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포함한 '벤처투자 현황 진단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1조87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증가세는 주요 벤처투자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달러 환산 기준 올해 1분기 미국과 영국의 벤처투자는 코로나19로 시장에 자금이 풀리기 시작한 2020년 1분기 이전보다 각각 10%, 8% 감소했으나 국내 벤처투자는 되레 15% 증가했다.
벤처투자 증가와 함께 벤처펀드 결성액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벤처펀드 결성액은 2조362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벤처펀드를 결성한 출자자 비중은 정책금융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25%를 기록했으며 민간 부문이 75%를 기록했다.
주요 출자자는 △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 2847억 원 △성장금융(금융위원회 조성 펀드) 2046억 원 △산업은행 1712억 원 △연기금 1163억 원 △외국인 879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딥테크 투자 증가…우주항공·AI·친환경 기술 주목
올해 1분기 벤처투자는 딥테크 분야의 투자 비중이 전체의 40%를 차지할 만큼 증가했다. 특히 우주항공·인공지능(AI)·친환경 기술로 대표되는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중기부가 신기술사업금융업자 실적을 제외한 벤처투자회사·조합을 분석한 결과 1분기 벤처투자에서 딥테크 분야 투자 규모는 39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의 투자 규모는 2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1% 급증했고 AI는 914억 원의 투자가 이뤄지며 345% 증가했다. 친환경 기술 역시 393억 원의 투자 규모를 기록하며 116% 늘었다.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1000억 원 내외의 대규모 투자 사례도 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리벨리온이 1650억 원, 업스테이지가 1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로봇 분야에서는 한국인이 미국에서 창업한 베어로보틱스가 8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정책금융으로 벤처투자 활성화…하반기 종합대책 발표
중기부는 1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벤처투자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중기부는 시장 상황과 업계 의견을 고려해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정책금융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출범한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연내 8000억 원 이상의 벤처펀드로 조성하고 비수도권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혁신벤처펀드' 2000억 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펀드'도 1조 원 규모로 추가 조성한다.
이 밖에도 유관 협·단체 및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등과 협업해 벤처투자 운용 현황 등 벤처투자 통계를 일정 주기마다 공개할 계획이다.
지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전용 벤처펀드를 2026년까지 누적 1조원 이상 달성할 수 있도록 신규 공급하고 지역 순회 투자설명회도 개최한다. 기술보증기금과 연계해 혁신 기술기업 투자 유치도 지원한다.
또 국내 스타트업을 해외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K-글로벌스타' 프로그램을 미국·아시아·유럽 등에서 개최하고 투자 유치 성공 시 글로벌 TIPS, 기술보증, 모태펀드 매칭 투자 등 정책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중기부는 펀드결성·투자·회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올해 하반기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오영주 장관은 "시의적절한 정책 수단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벤처투자 활성화 종합대책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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