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국 법인 정리하는 락앤락…동남아로 해외 사업 재편

북경·심천법인 연내 청산 예정…인도네시아는 유통 법인 신설
中 법인은 2013년 최대 실적 이후 내리막길…적자 지속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락앤락(115390)이 중국 사업 악화로 현지 영업법인 두 곳을 연내 청산한다.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가 지속되자 사업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은 올해 중국 북경에 있는 '북경락앤락무역유한공사'(북경법인)와 심천에 위치한 '락앤락무역(심천)유한공사'(심천법인)를 청산할 예정이다.

두 법인의 청산에 따라 향후 중국에는 생산을 담당하는 '락앤락일용품(소주)유한공사'와 판매를 담당하는 '상해락앤락무역유한공사' 두 곳만 남게 될 전망이다.

각각 2006년과 2007년에 설립된 북경법인과 심천법인은 2013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두 법인의 합산 매출은 1000억 원 이상을 기록, 중국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주력 법인 역할을 했다. 10개국 이상에 진출한 해외법인 중 매출 2~3위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이후 실적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락앤락 북경법인은 지난해 매출액 74억7800만 원, 당기순손실 33억5800만 원을 기록했다. 2013년 매출액 584억7800만 원, 당기순이익 47억3000만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심천법인도 지난해 매출액 167억9100만 원, 당기순손실 35억4400만 원을 기록해 2013년 매출 540억5500만 원, 당기순이익 45억6700만 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특히 심천법인의 경우 코로나19로 중국 내수 경제가 침체하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업계는 실적 악화 배경으로 값싼 중국 제품의 공세와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내수 경제가 침체하며 소비재 판매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13년 락앤락의 중국 지역 총매출액은 2729억2900만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623억6600만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 시장 매출이 줄어들자 락앤락은 2021년 '위해하나코비일용품유한공사'를, 2022년에는 '위해락앤락유한공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락앤락은 중국에 영업법인을 여러 개 설립·운영해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어 (청산 이후) 상해법인으로 통합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이 쇠퇴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에 맞춰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락앤락은 중국 사업 축소 이후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법인과 태국 법인이 '락앤락 리테일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에 공동 출자하면서다. 설립 자본금은 이달 납입될 예정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2008년 태국 유통법인, 2009년 인도네시아 영업법인 설립 이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락앤락 대주주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번 건은 사업 재편과 관련된 것으로 무관하다"고 밝혔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