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같은 서울인데"…쿠팡이츠 '10% 할인' 강남·서초는 못 받는다

와우할인 가능 지역에 '강남구, 서초구 제외' 표기
같은 가게라도 송파서 주문하면 할인, 강남에선 불가

쿠팡이츠 마트 배달 오토바이가 서울 송파구 쿠팡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김진희 기자 = 쿠팡이츠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마련한 10% 정률할인 혜택인 '와우할인'을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적용하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쿠팡이츠에 따르면 배달지를 기준으로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주문을 하면 와우할인을 받을 수 없다. 음식점 위치에 상관없이 배달을 받는 곳을 기준으로 한다.

가령 각각 송파구와 강남구에 사는 A 씨와 B 씨가 강남구에 위치한 같은 햄버거 가게에서 주문을 한다고 하면 A 씨는 10%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B 씨는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와우할인은 쿠팡의 구독 서비스 '로켓와우 멤버십' 혜택을 배달앱으로 확대한 서비스다.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이면 주문할 때마다 5~10% 할인받는 형태다. 쿠팡은 지난해 처음 와우할인을 도입했다.

대상은 와우할인이 적용되는 배달건으로 하며 배달비를 제외한 음식값에만 할인이 적용된다. 할인은 지역이나 기간에 따라 상이하다. 입점 음식점을 클릭하면 '와우 할인 적용 매장' 표시를 확인할 수 있다.

와우할인 적용 여부는 쿠팡이츠에 주소지를 등록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주소지를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한 다른 구로 입력하면 주소 아래에 '와우할인 가능 지역'이라는 파란색 표시가 뜬다.

(쿠팡이츠 앱 갈무리)

쿠팡이츠는 관련 내용을 앱 내 'My 이츠'의 배너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배너를 누르면 볼 수 있는 와우할인 이벤트에서 가능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쿠팡은 와우할인 가능 지역을 서울특별시 전 지역(강남구, 서초구 제외)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용객이 많은 이 지역에서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배달앱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은 배달 수요가 많은 곳으로 업체들이 새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곳이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최초 강남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한 뒤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단건배달 배민1을 도입할 때에도 이 지역에서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와우할인을 시작한 계기가 쿠팡 이용자를 쿠팡이츠로 유입시키기 위함인데 이미 이 지역에는 고객이 많은 상황"이라며 "이용객이 많을수록 할인으로 인한 출혈도 커진다.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와우할인을)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달 수수료가 8~9% 수준인데 와우할인 10%를 적용하면 쿠팡이츠는 손실이 나는 구조"라면서 "그럼에도 와우할인을 통해 쿠팡이츠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고객을 늘리고자 '프로모션 성격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차별적인 서비스 운영에 분통을 터트린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에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냐고 묻자 "몰랐다"며 "물가가 비싸서라든지 강남과 서초를 제외한 기준을 공개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