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너무 태웠나"…폭풍성장 대동, 늘어난 빚에 주춤[실적why]

매출 1조4334억원 2.1% 감소…영업익 28.1% 줄어
4분기 급격한 악화…차입증가·고금리 이자비용 급증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론트로더+DK트랙터, 프론트스피오+HX트랙터, 후방로타리+HX트랙터. 사이드모어+HX트랙터 등 대동 수출 트랙터 모습(대동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북미 '하비팜'(Hobby Farm) 수요를 적극 공략해 지난 수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K-농기계' 기업 대동(000490)이 지난해에는 외형과 수익성 모두 주춤했다. 급격히 하락한 4분기 성적표(매출 역성장+적자전환)를 받아든 탓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동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4334억 원과 6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와 28.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가의 시장평균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돈 성적이다. 매출액은 컨센서스 대비 2.7%, 영업이익은 34% 가까이 밑돌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집계에선 2020년부터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4분기 들어 △국내 시장 축소 △신사업·유럽지역 투자비 급증 △고금리 따른 이자비용 증가 등 악재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동은 북미 판촉 강화를 통한 판매 제품 확대와 고환율 효과에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3412억 원과 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8%와 49.1% 증가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56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54% 급감하고, 영업손실 192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농기계 시장에서 4분기(겨울철 농한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인건 맞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도 저조한 실적이다.

대동은 국내 농기계 시장 침체에 글로벌 고금리 영향에 따른 이자 비용과 신사업 투자비가 증가하면서 손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적자 전환에 대해서는 비수기인 4분기는 일반적으로 매년 적자(△2018년 –74억 원 △2019년 –166억 원 △2020년 –155억 원 △2021년 –192억 원 등)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 해외(북미) 매출이 급증하면서 예외적으로 영업이익(76억 원)을 냈다고 전했다.

분기 적자전환은 전년에 호실적을 기록 탓에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동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농기계 시장은 농협 융자 기준 판매 수량이 전년 대비 21%, 북미 소형 트랙터(100마력 이하)도 판매 수량 기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하면서 매출액이 줄었다"며 "2022년 4분기엔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 흑자를 냈는데 지난해엔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동 기업 브랜드 영상 이미지(대동 제공)

업계에서는 외화 부채(차입금 등)가 2021년부터 빠르게 늘어난 점도 대동의 뒷걸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한다.

대동은 이 시기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팜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로봇 등을 4대 미래 사업으로 꼽고 외부 인력도 대거 영입하는 등 투자를 급격히 늘렸다.

지난해 사업보고서(4분기 분기보고서)는 공시를 앞두고 있어 4분기 순차입금과 이자 비용 등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7129억 원으로 전기 4924억 원 대비 44.8% 급증했다.

순차입금에서 자본총계를 나눈 차입금 비율은 132.8%로 전기 104.3% 대비 28.5%p(포인트) 상승했다.

연결기준 부채 비율도 △2020년 185.9% △2021년 226.67% △2022년 263.1% 등으로 매년 올라 2023년 3분기 말 272.8%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이자 비용은 415억 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출액보다 매출채권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운전자본을 충당목적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했다"며 "외부 차입 증가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겹치며 이자 비용이 매년 늘고 있어 향후 재무적 부담 발생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