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말레이시아 키워라"...수출국 다변화 나서는 렌털 기업

국내 기업 격전지 말레이시아…시장 개척 필요성↑
렌털 기업, 미국·태국·싱가포르 등 사업 확대 모색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 전 지역서 판매 중인 코웨이 NEO PLUS 정수기(코웨이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국내 렌털 기업이 '제2의 말레이시아' 키우기에 집중한다. 동남아시아 진출 교두보인 말레이시아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신규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021240)의 지난해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은 1조8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코웨이 전체 매출 중 27.4%, 해외법인 전체 매출 중 75.9%를 차지하는 규모다.

코웨이가 2006년 설립한 말레이시아 법인은 최근까지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고성장 시장이다. 2013년 719억원이던 연간 매출은 10년 만인 지난해 약 15배 증가했다.

이후 코웨이의 뒤를 이어 쿠쿠홈시스(284740)가 2015년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SK매직도 2018년 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주로 판매하는 말레이시아는 국내 렌털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의 실적은 코웨이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2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173억원으로 집계됐다.

SK매직의 말레이시아 법인도 지난해 3분기 누적 7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순손실은 60억원이었으나 3분기 별도 실적은 손익분기점을 처음으로 달성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하면서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법인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매출이 전년(1조916억원) 대비 0.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7.6% 줄었다.

이에 코웨이는 이달 8일 실적발표를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인 태국을 제2의 말레이시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 다각화 의지를 내비쳤다. 코웨이의 태국 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1011억원을 기록한 신흥 시장이다.

미국 시장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서구권 거점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2007년 설립한 코웨이 미국 법인은 한인 중심의 방문판매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존과 협업해 필터 정기 배송 등 렌털 사업 확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쿠쿠홈시스도 미국, 호주 등 서구권 시장의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신제품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SK매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며 2019년 설립한 베트남 법인을 최근 청산했다. 시장 조사 차원에서 파견됐던 법인장 1명도 현재 철수했다. 우선 말레이시아 법인을 중심으로 향후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사업의 특성상 초기 투입 자본이 많아 시장이 성장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신규 시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