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상속세에 존속 불가능"…중견기업계, 기업 승계제도 개선 촉구
최진식 회장, 안덕근 산업부 장관 만나 '중견기업법 개정' 등 요구
안덕근 장관 "중견기업 재도약의 해 만들겠다…규제 철폐 힘쓸 것"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중견기업계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기업 승계 제도 개선 등 기업의 경영 안정성 확보를 돕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들은 위기 극복과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세제·금융 등 전방위적인 정책이 절실한 시기라며 상속세율을 OECD 평균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상시화된 '중견기업 특별법'을 현실에 맞게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2일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안덕근 신임 산업부 장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상속세 폐지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사후관리요건을 추가 완화하는 등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서둘러달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최근 대통령이 직접 할증과세라고 지적할 만큼 현행 상속세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은 아주 오래됐다"며 "정치적 편익, 이념적인 관성을 탈피해 상속세와 관련 제도의 현실을 면밀히 분석해 경제·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25년 전 정해진 50%의 최고세율에 할증을 더하면 60%까지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도전과 혁신은 고사하고 기업의 존속 자체도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스웨덴 등처럼 상속세 폐지를 지향하되 목전의 위기 대응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상속세율을 평균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시화된 '중견기업 특별법'을 바뀐 현실에 맞게 개정해달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중견기업 특별법은 중견기업의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 법이다. 2014년 1월 제정돼 같은 해 7월 유효기간을 10년으로 두고 시행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상시 전환법이 발의돼 지난해 3월30일 통과됐으며, 10월19일 상시법으로 전환됐다.
중견련에 따르면 특별법 시행 전후 중견기업 수 변화는 2013년 3846개에서 2021년 548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29조4000억원에서 852조7000억원으로, 수출은 876억9000달러에서 1138억달러로 증가했다.
최 회장은 "중견기업 특별법이 상시화되면서 중견기업이라는 법적 카테고리도 법제화됐다"며 "이에 발맞춰 여타 관련 법들도 변해야 하는데 (여전히 현실과)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과감하게 중견기업이 되고 큰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중견기업 특별법 현대화가) 2024년에 (안덕근) 장관과 제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고질적인 자금 조달 애로를 겪는 중견기업을 위한 금융 정책 혁신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중견기업 신용 보증 한도가 1998년부터 무려 26년 간 30억원에 고정된 사실은 정책 당국의 무책임, 극도로 낮은 정책 민감도를 여실히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며 "중견기업의 투자 확대를 효과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 신용 보증 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중견기업 전용 금융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장관은 중견기업계의 의견에 동의하며 불합리한 규제 철폐를 위해 힘을 쓰겠다고 화답했다.
안 장관은 다음달 '중견기업 수출기업 전환 지원단'을 발족하고 2028년까지 신규 수출 중견기업 200개를 육성하고 2조6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 전용 융자 및 3000억원 규모의 특화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안 장관은 "(최 회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산업부가 가장 잘하는 것이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는 작업이다. 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키우겠다. 올해를 중견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해로 만들자"고 했다.
그는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1.3%에 불과하지만, 수출의 18.2%, 매출의 14.4%, 고용의 12.8%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기업군"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악화하는 경제 여건에 중견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R&D·고용 분야 킬러규제를 포함한 불합리한 규제 철폐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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