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소기업 한국인 직원 100만원 벌때 외국인은 95만원 받았다
중기중앙회, '2023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발표
中企 68%, 외국인 근로자에게 내국인 수준 임금 지급…월평균 265만원 지급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내국인 직원이 100만원(숙식비 제외 평균인건비 기준)을 받을 때 동일 업종 및 연차의 외국인 직원이 받은 임금은 94.8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로 일수는 5.1일로 내국인과 외국인 간 차이가 없었다.
외국인 직원 취직 후 첫 3개월동안은 내국인 직원에 비해 절반 수준의 업무 능력(생산성)밖에 못 내지만, 3년차 이상이 되면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업무능력을 보여준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1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2021년 600개사, 2022년 1000개사보다 응답 대상 기업을 확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무 및 연차 등 동일 조건의 내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100%로 가정했을 때 숙식비를 제외한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 수준은 평균 94.8%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총인건비(숙식비 제외)는 평균 264만7000원을 기록했다. 기본급이 20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잔업수당 48만1000원, 부대비용 5만3000원, 상여금 4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내국인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는 사업장 비율은 67.9%를 기록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이 내국인과 비슷한 수준을 내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근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 내국인 대비 59%의 생산성을 보였으나 '3년 이상'인 경우 99.2%까지 상승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일수는 5.1일로 내국인 근로자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0.1일 감소한 수치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보다 0.5시간 더 많았다.
사업주들은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 1위로 '불성실 외국인력 제재 장치 마련'(35.5%)을 꼽았다. 2위는 '외국인 근로자 생산성을 감안한 임금 적용 체계 마련'(19.3%), 3위는 '4년10개월간 사업장 변경을 하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인센티브 부여'(14.9%)가 기록했다.
한편 내국인의 중소제조기업 기피 현상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현장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이 내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내국인 취업기피'가 89.8%(복수응답), '열악한 작업환경, 낮은 임금 및 복지수준'이 85.8%,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잔업 불가'가 4%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한도 상향 조치에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변한 사업주는 29.7%로 집계됐으며 이들은 평균 4.9명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중기중앙회는 외국인력(E-9) 활용업체 5만4780개사를 기준으로 추정할 경우 1만6270개사에서 7만9723명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정부가 16만5000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결정했지만 현장 수요는 20만명에 달해 3만5000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정부의 외국인력 도입 쿼터 및 개별 사업장 고용 한도 확대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일부 완화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근로자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향상 역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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