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도 리퍼로 산다"…고물가에 쿠쿠·쿠첸 리퍼 기획전 인기

쿠쿠 전기밥솥 리퍼 제품…"월평균 15%씩 판매 증가세"
쿠첸, 분기마다 기획전 진행…"소비자 호응 점차 늘어"

쿠쿠 전기밥솥(쿠쿠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의 인기가 전기밥솥으로도 옮겨붙었다.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284740)전자와 쿠첸은 자사몰을 통해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양사가 리퍼비시 제품을 공식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리퍼비시란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제품이나 매장 전시 제품, 미세한 흠집이 있으나 실제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제품을 재조립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사몰에 '리퍼브 가전' 채널을 열고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에 이어 같은 해 12월부터는 전기밥솥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할인율은 40~50%(일부 제외) 수준이다.

쿠쿠전자에 따르면 자사 전기밥솥 리퍼비시 제품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판매량이 약 15%씩 증가하고 있다. 리퍼비시 제품의 경우 재고가 발생해야 판매가 가능한 만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관심도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리퍼비시 제품의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쿠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리퍼비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고 덧붙였다.

쿠쿠전자는 현재 구축한 공기청정기·전기밥솥·안마의자 리퍼비시 제품군에 음식물처리기를 추가할 예정이다.

쿠첸 121 IH압력밥솥(쿠첸 제공)

쿠첸도 지난해 6월부터 분기마다 리퍼비시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기획전을 운영하고 있다.

쿠첸의 경우 상시 판매가 아니라 분기마다 발생하는 리퍼비시 제품을 모아 한 번에 선보이는 게릴라성 기획전을 운영하고 있다. 쿠첸 제품의 할인율은 10~30%대다.

쿠첸 관계자는 "리퍼비시 기획전의 경우 재고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고물가에 합리적인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리퍼비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기획전마다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기밥솥을 리퍼비시 제품으로 판매하는 경향이 새로운 추세는 아니라고 전한다. 이전에도 전기밥솥은 리퍼비시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사 등을 통해 판매해 왔다. 다만 최근 업계가 도입한 자사몰 판매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퍼비시 제품은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자원과 비용 절감의 효율화 측면이 있다"며 "최근에는 환경과 제조업자,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순환을 만드는 것에 목적을 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