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가전기업 선언에도 선풍기 의존 여전…신일전자 돌파구는[실적why]
선풍기 매출 6% 줄었는데 비중은 64%→70% 되레 늘어
품목다각화 전략 난항에 선풍기마저 부진…"이미지 바꿔야"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신일전자(002700)가 종합가전업체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지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매출 과반은 선풍기에서 나왔다.
청소기·음식물처리기·가습기·창문형에어컨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했음에도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한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일전자(002700)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42억4803만원과 13억3994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5.61%와 64.04% 줄었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1332억2374만원으로 전년동기(1536억2014만원) 대비 13.28%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14억9995만원으로 전년동기(695억1480만원) 69.07% 급감했다.
신일전자는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종합가전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후 선풍기를 제외한 계절·일반가전에 힘을 줬지만 실질적인 매출 증대 달성은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계절가전(동·하절기) 매출(제품·상품 합산)은 194억2100만원에 그쳐 전년동기(300억1100만원) 대비 45.28%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3%에서 14.5%로 5.3%포인트(p) 하락했다.
일반가전(청소기·미니세탁기·음식물처리기·가습기 등)도 마찬가지다. 일반가전 3분기 누적 매출은 208억5800만원으로 전년동기(247억7400만원·) 대비 15.8%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16.1%→15.7%로 변경했다.
선풍기 매출 비중은 64.3%→69.8%로 5.5%p 상승해 의존도가 더 높아졌는데 매출은 929억4500만원으로 전년동기(988억3500만원) 대비 되레 5.96% 줄었다.
구체적인 배경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신일전자 전체 수출액도 올해 1억원500만원에 그쳐 지난해 12억5700만원 대비 91.65% 급감했다.
신일전자는 소비심리 위축과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이사·혼수 가전 수요 둔화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신일전자가 제조·판매하는 △선풍기 △난로 △밥솥 △음식물처리기 △청소기 등이 중국에서 들어온 중저가 제품들에 밀려난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선풍기 강자'라고 불리며 인지도가 높지만 2030세대(MZ세대)로 내려오면 수많은 가전 브랜드 중에서 신일전자를 선택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가전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일정 수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점이 계절가전 업체들이 종합가전 기업으로 전환할 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신일이 선풍기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선 젊은 세대에 다가가려는 변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일뿐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적은 품목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계절·주방·위생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제품을 출시하면서 전선은 더 넓어지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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