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침대 시장 잡아라…프리미엄 전략부터 IT 기술까지 '치열'
2조원 규모 침대 시장…전체 가구 시장 10분의 1 수준
코로나19 때 통한 프리미엄 전략…편의성 강화로 다변화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이 가구 업계와 렌털 업계까지 뛰어드는 격전지가 되고 있다. 가치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수면 장애 치료 등 관련 산업까지 더하면 약 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총 가구 수가 2238만 가구를 기록하는 등 수면 산업 시장은 잠재 성장력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조원 규모의 시장이 전체 가구 시장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본다. 단일 사업 카테고리로 비교했을 때 시장 규모가 작다는 의미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기업의 경쟁은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침대·매트리스 업계에 뛰어든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 매출 위주의 기업이다. 업계 1위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약 344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수출액은 1억원에 불과하다. 시몬스, 한샘 등 타 업계의 수출 비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는 저마다 차별화 포인트를 두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한 차례 성장한 가구 시장의 성장 동력을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찾아가는 모습이다.
업계 1위 에이스침대(003800)는 프리미엄 매트리스와 호텔형 침대 프레임 제품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에이스침대의 고급형 매트리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백화점 매장도 리뉴얼을 추진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1년간 프리미엄 매장을 총 7곳 오픈했으며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는 4곳을 신규 출점했다.
시몬스는 가격 동결 정책과 함께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시몬스페이'를 2018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고가의 침대를 선보이면서도 소비자 부담은 덜어주겠다는 목표다. 시몬스페이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47% 늘었다.
2011년 렌털 업계로서는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코웨이(021240)는 케어 서비스를 필두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렌털 서비스의 강점인 정기적인 관리를 자사의 오프라인 인력을 통해 극대화하는 것이다.
코웨이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가면서 판매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렉스' 브랜드 출범 이후 매트리스는 3종, 침대 프레임 2종을 출시했다.
가구 업계로 출발한 한샘(009240)과 신세계까사도 자체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샘은 '포시즌' 매트리스를 출시해 침대 이외의 가구와 어울릴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최근엔 디지털 전환 전략의 중심인 '한샘몰' 앱을 통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했다. IT 기술을 이용해 가구를 실제 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도록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신세계까사는 수면 전문브랜드 '마테라소'를 출범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마테라소' 이름으로 1호점을 오픈했다. 경기도 신도시 중심을 첫 타깃 지역으로 삼아 신규 고객을 겨냥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까사는 향후 마테라소 브랜드로 서울권까지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마테라소 아틀리에 컬렉션의 이달 매출은 8월 대비 2배 가량 늘어나는 등 별도 브랜드 전략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침대·매트리스 시장은 테이블, 옷장 등 다른 가구보다 가치 소비를 하려는 소비 심리가 강한 곳"이라며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침대 업계뿐만 아니라 가구 업계, 렌털 업계가 레드오션이라고 평가받는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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