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도울 일손 어디없나"…자율주행 농기계 개발 속도 내는 '빅2'

대동·TYM, 자율주행 농기계 국가시험 통과
글로벌 농기계 시장 2031년까지 2배 성장 전망

대동의 자율작업 트랙터 HX(대동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농기계 업계 '빅2'인 대동(000490)과 TYM(002900)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농업인구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 맞춰 자율주행 농기계를 활용하는 '무인 농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과 TYM은 최근 자사 농기계에 탑재한 자율주행 기능으로 국가시험을 통과했다.

국내 자율주행 농기계의 기술 수준은 농촌진흥청이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리모트컨트롤을 통해 원격 제어 0단계 △자동 직진 조향 1단계 △자동 경로 생성·추종 2단계 △자동 경로 생성·추종·작업기 제어 3단계 △무인 완전자율주행·작업 4단계 등이다.

대동은 올해 초 정부가 새로 마련한 자율주행 농기계 검정 기준에 통과해 업계 최초로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19년 자율주행 1단계에 해당하는 이앙기를 처음 선보인 이후 4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논에 심는 모와 모의 좌우 간격 사이가 30㎝임을 고려하면 자율주행 농기계의 작업 경로는 오차범위 7㎝ 이내로 유지돼야 하는데 대동의 자율주행 트랙터와 콤바인은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농기계가 직진한 뒤 후면에 심어진 농작물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작업기를 스스로 제어하고 선회하는 작업까지 오차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

대동은 해당 기술을 적용한 트랙터와 콤바인을 다음 달 말 전라남도 나주에서 시연회를 열고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올해 4분기 정식 출시에 나선다. 3단계 자율주행 농기계를 공개하는 대동은 2026년까지 4단계 출시를 목표로 추가 연구·개발에 나선다.

TYM 자율주행 트랙터 'T130' 컨셉 이미지(TYM 제공)

업계 2위 TYM은 올해 5월 트랙터와 이앙기의 자율주행 시스템 국가 검사를 각각 1단계, 2단계 수준으로 통과했다. 대동과 비슷한 수준의 자율주행 3단계는 2025년까지 개발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0년 자율주행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TYMICT'를 설립하고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중이다. 현재 TYM의 자율주행 수준은 직진 작업의 경우 오차범위 7㎝ 이내를 기록하고 선회까지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농기계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감소하고 있는 농업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점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가 인구는 2021년 기준 약 222만명으로 20년 전에 비해 84만명가량 감소했다. 고령농가 인구도 전체 농가 중 46.8%를 차지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성장하는 글로벌 농업 시장도 자율주행 농기계의 보급률 증가 전망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농기계 시장은 2021년 1500억달러(약 200조원) 수준에서 2031년 3000억달러(약 4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자율주행 농기계를 통해 로봇 개발 속도도 빨라져 농업의 무인화·디지털화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율주행 농기계의 판매 단가가 높기 때문에 농업 기계화가 이미 갖춰진 미국, 호주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