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좋았는데"… KCC, 실리콘 업황 따라 울고 웃다[실적why]
실리콘 덕에 전년 최대 실적…올해는 역기저에 수익성 급감
원재료·제품 가격 변동에 휘청…하반기 수요·가격 회복 기대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KCC(002380)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기실리콘 업황 악화 등으로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엔 실리콘 부문 덕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엔 역기저 효과로 돌아왔다. 증권가는 KCC가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C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50억원 안팎으로 전년동기(1642억원) 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액은 1조833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559억원) 대비 4.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실리콘 사업의 수익성이 올해 들어 부진한 탓이다. 1분기는 더 부진했다. KCC 1분기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반토막(-49.2%)이 났고 매출도 1조5649억원으로 4.4% 줄었다.
KCC는 현재 △건자재 △도료(페인트) △실리콘 등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신사업인 실리콘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치하며 주력사업이 됐다.
KCC는 2019년 5월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머티리얼스를 인수하며 실리콘 사업 규모를 크게 불렸다. 모멘티브 인수전 실리콘 사업 매출은 전체의 10%대였다.
모멘티브는 미국 다우듀퐁(1위), 독일 바커(3위) 등과 글로벌 톱3 실리콘 기업으로 꼽혔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세계 2위 실리콘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인수금액은 약 30억 달러(당시 환율 약 3조5000억원)다.
현재 실리콘 부문 주력 제품은 유기실리콘이다. 유기실리콘은 △생활용품 △자동차 △선박 △건설 △고령자 전용 의료기기 △화장품 등 산업 다방면에 쓰인다. 최근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함께 배터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유기실리콘 특징은 원재료인 메탈실리콘·메탄올과 중간재 제품인 유기실리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는 중국 봉쇄 조치로 쌓여있던 유기실리콘 재고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풀린 결과 올해 들어 중국 내 유기실리콘 톤당 가격이 2020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KCC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메탈실리콘 가격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유기실리콘 주요 수요처인 중국에서 제품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유기실리콘 가격이 톤당 1.6만 위안으로 2020년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국내·외 경기 부진이 더해져 실리콘 수요 약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해 1분기 유기실리콘 평균가격이 3만 위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기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CC와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과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유기실리콘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KCC 관계자는 "최근 중국·아시아 지역을 넘어 미국·유럽 등 큰 시장으로 실리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실리콘 사업은 건축·인테리어뿐 아니라 자동차, 의료, 반도체, 화장품, 항공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지속 확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사업 다각화를 바탕으로 개별 부문 위험이 경영 실적에 영향을 크게 끼치지 않도록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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