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건 못 참아"…올여름 '창문형 에어컨' 불티 이유는

1인가구·각방냉방 트렌드 확산에 삼성·LG 등 대기업도 리턴
틈새 공략 파세코, 올해 비상 공급 돌입…"1위 유지 사활"

파세코 창문형에어컨 공장 생산라인 모습(파세코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 창문형 에어컨 구매 후 삶의 만족도가 확 올라갔습니다. 신혼 때까지만 해도 거실에 둔 에어컨을 혼자 살 때처럼 틀 수 있었는데 아기가 태어나니 아내가 에어컨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퇴근 후엔 땀을 흘리며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은 거실을 벗어나 방에 들어가면 시원하게 있을 수 있어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인 가구' 증가와 '각방냉방' 트렌드가 확산하는 시점에 올여름 평년 대비 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마트·전자랜드가 5월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월대비 35% 이상 늘었다. 멀티형(거실형) 에어컨 대비 소형냉방가전인 창문형 에어컨 인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가 없다. 이에 벽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되고 창틀에 끼우는 형태여서 설치가 간단하다.

업계는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50만대 수준으로 3년 만(2019년 약 4만대)에 약 12배 확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는 7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전체 에어컨 시장 규모가 연 250만대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창문형 에어컨이 차지하는 판매 대수 비중은 28~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폭증한 배경은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선 1인 가구 증가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각방냉방 트렌드가 꼽힌다.

창문형 에어컨은 설치·이동이 간편하고 에너지효율도 높아 1인 가구가 사용하기 적합하다. 행정안전부 통계에서 1인 가구는 2021년 주민등록 가구 중 40.3%(946만1695가구)를 기록했다.

트렌드 변화로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급성장하자 파세코(037070), 귀뚜라미, 캐리어, 위닉스(044340), 신일(002700) 등 중소·중견 가전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삼성·LG전자 등 대기업도 가세했다.

삼성·LG는 과거 1990년~2000년대 시장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가 1인가구 및 각방냉방 트렌드 확산에 최근 사업을 부활시켰다.

파세코는 대기업이 재차 시장에 진입하기 전 시점을 파고 들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앞으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올 여름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업체들은 마케팅 경쟁일 펼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을 직접 생산하는 파세코는 무더위가 시작되자 생산라인 풀가동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꾸준히 커지자 쿠쿠, 귀뚜라미 등 중견기업에 이어 대기업까지 다시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올여름 폭염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