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균 사감위원장 "불법도박 신고자에게 포상금 5천만원 드렸습니다"

[인터뷰]"사행산업, 무조건 억누르면 풍선효과 생겨"
"합법화 동시에 불법 사행산업 예방·치료가 가장 중요"

오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이 17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4.17/뉴스1

(과천=뉴스1) 장도민 기자 = "불법도박을 발견하시면, 우리 위원회의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로 신고해주세요. 정보가 상세할 경우 최대 5000만원까지 포상금을 드립니다. 최근 실제로 받아가신 분이 있습니다.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24시간 신고할 수 있고 평일에는 신고전화를 통해 손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신고자가 위험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신경을 쓰고 있어요."

경기 과천시 정부청사 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17일 만난 오균 사감위원장은 불법도박 등의 위험성을 알리면서 안전하고 손쉽게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사감위는 국무총리실 소속 기관으로 각 수사기관과 정부기관의 협조를 통해 국내외 사행산업과 불법사행산업 전반을 감시 및 감독하고 있다. 범위를 보면 합법 사행산업 7종(강원랜드 카지노·한국마사회 경마·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청도공영공사 소싸움·복권위원회 동행복권)을 비롯해 불법카지노와 불법 복권, 바다이야기 등 등급취소 게임물, 파친코 등 등급 미필게임물과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 등이 있다.

사감위가 직접 단속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365일 24시간 검·경·군과의 공조가 이뤄지고 있어서 실제로 불법을 저지른 이들을 수사하고 단속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감위에는 경찰청 등 수사기관 소속 인력이 파견돼서 근무 중이다.

오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불법도박 등 불법사행산업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청소년들의 경우 예방적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아울러 이미 빠졌을 경우에는 '늪'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이 17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4.17/뉴스1

오 위원장은 "도박중독 예방을 위해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15개 지역센터)과 △도박문제 폐해에 대한 인식강화 홍보 △청소년 및 군인 등 계층에 맞는 맞춤형 예방교육 프로그램 △예방 강사 양성교육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도박에 빠진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을 대상으로 까지 상담하고 의료 연계해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년동안에만 2만2000여명에게 도움을 줬다"며 "도움을 받는 것이 절대로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서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불법도박 등 사행산업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해 3월 위촉된 오 위원장은 앞으로 사감위를 꾸려나갈 때 '합법 사행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불법 시장의 엄중한 관리'에 초점 맞추기로 했다. 무조건 억누르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라고 보는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 위원장은 "무조건 억압해선 안된다"며 "합법사행산업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불법 시장이 확대되거나 원정도박이 확산하는 풍선효과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희 위원회에서는 사행산업들이 건전한 영업활동을 통해 국민들이 '여가'로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레저산업이 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불법도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불법 '홀덤펍' 등 새로운 유형의 불법도박도 나타나고 있다"며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을 통해 엄중하게 관리되고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방향성을 담아 올해 안에 '제4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이 17일 정부과천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4.17/뉴스1

끝으로 국민들에게 가장 강조 하고 싶은 점이 무엇인지 묻자 "국민 여러분 중에는 '바다이야기 사태'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며 "사행성의 폐해는 평소 눈에 띄지 않지만, 한사람 한사람 사행성에 빠지고 도박에 중독되게 돼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바다이야기는 2005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이를 계기로 사감위가 출범하게 됐다.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을 통해 '대박'이 터진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중독성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의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자살까지 이르게 했다.

오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에서는 이런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고 통제해서 사행산업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레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도 우리 위원회가 추진하는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행산업 건전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