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 메쉬코리아 새주인은 hy"…매각 급물살 타나

hy에 매각안 이사회 의결…김형설 부사장 신임대표로
긴급자금 600억원 지원 허가신청 예정…"800억원에 지분 67% 인수"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식품·유통기업 hy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피인수기업인 메쉬코리아가 긴급 이사회를 열고 hy로 매각 안건을 의결하면서 회생법원도 hy로 매각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6일 업계예 따르면 메쉬코리아 이사진은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김형설 메쉬코리아 부사장(공동창업자) 신임대표 선임안 △유정범 의장 해임안△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안(hy로 매각안)을 각각 의결했다.

김형설 신임대표는 hy가 800억원에 지분 65~67%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인물이다.

현재 법원에는 △김형설 대표·hy ARS △유정범 의장이 주축이 된 ARS △유진그룹에 매각하는 OK금융그룹의 사전회생계획(P플랜) 등 세 가지 회생방안이 제출된 상태다.

법원은 2월말까지 ARS 프로그램과 P플랜 중에서 메쉬코리아의 회생에 도움이 되는 안을 선택할 예정이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구안이 회생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hy의 메쉬코리아 인수 계획에 큰 결점이 없는 한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법원의 선택을 이끌기 위해 hy의 DIP(Debtor In Possession) 긴급자금 600억원 지원 허가도 신청할 예정이다.

DIP는 구제 금융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제도다.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고 기존 경영진이 제공하는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DIP를 통해 주 채권자인 OK캐피탈, 기술보증보험 등의 채무를 신속히 변제하고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김형설 메쉬코리아 신임대표

김 대표 측이 밝힌 상세 계획은 hy가 DIP로 지원할 자금 600억원은 이후 유상증자에 맞춰 출자 전환한다. 다음달 9일 임시주주총회 등 후속절차 거친 후 hy는 총 800억원(200억원 추가 투입)의 투자금으로 지분 약 67% 취득 수순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까지 DIP를 통해 주요 채권자들에 대해 상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상환이 이뤄지면 채권자인 OK캐피탈이 제출한 P플랜을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남았지만 대다수 이해관계자가 납득할 만한 자율구조조정안이 나오면서 법원의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채무에 대한 빠른 변제의 길이 열린 만큼 주 채권자들도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y에 매각을 추진 중인 김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유정범 의장과 공동으로 메쉬코리아를 창업했다. 이후 10년간 사내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투자담당 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메쉬코리아는 유 의장과 경영진이 OK캐피탈로부터 받은 주식담보대출(약 360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메쉬코리아의 채권단은 OK캐피탈,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한편 hy는 '야구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를 1만100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600여개 물류거점 등을 활용한 B2B 물류 서비스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hy 측은 "메쉬코리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