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구용]'나를 다 아는 의자' 듀오백 '자세알고'…"오늘은 71점입니다"
1달 동안 체험해보니…올바른 자세↑·피로도↓
팔걸이·듀오백 등판도 편해…충전 기능 아쉬움도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딩동! 오늘 종합 점수는 71점입니다" "삐삐! 무릎을 올바른 각도로 구부리세요"
오늘 하루 의자에서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분석해 점수를 보내왔다. 때론 "휴식이 필요합니다",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여주세요"와 같은 알람도 보내왔다.
알람을 보낸 건 다름 아닌 의자다. 우리나라 대표 의자 제조업체인 듀오백에서 만든 '자세알고'가 그 주인공이다. 처음엔 이런 알람들이 '과연 정확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솔직히 상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실제 1달 동안 제품을 사용해 봤다. 이런 알람이 자세 교정에 효과가 있는지,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한 달 동안 의자를 사용하니 다소 많은 양의 데이터가 쌓였다.
듀오백 자세알고 애플리케이션(앱)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앉는 자세의 64%가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른자세는 처음 앱으로 내 자세를 측정할 때 설정된다. 안 좋은 자세로는 '앞에 걸터 앉음'이 16%였고 왼쪽으로 기울임도 14%에 달했다. 그동안 똑바로 앉는다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중에 의자 끝에 걸터 앉으면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조금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왼쪽 기울임'이었다. 그동안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회사나 취재원으로부터 전화 받을 때 타이핑을 치면서 왼쪽으로 고개를 갸우뚱해서 받는 것 말곤, 크게 왼쪽으로 기울이는 경우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통계를 보니 전반적인 자세가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수치로 내 자세를 보여주니 의자에 앉아 일을 할 때면 자세에 좀 더 신경쓰게 됐다. 또 업무에 집중하느라 자세를 신경쓰지 못하면 수시로 알람이 울리면서 자세를 교정하라고 알려줬다.
솔직히 알람이 울리면 귀찮았다. 업무 집중하기도 바쁜데 계속 자세를 교정하라고 알려줄 때마다 잔소리꾼이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세알고 앱이 군대 훈련소 조교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자세는 이전보다 좀 더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1시간 정도마다 스트레칭과 휴식 알람이 울리는 것도 도움이됐다.
확실히 이전보다 업무를 끝낸 후 피로도가 조금 덜 한 느낌이 들었다. 또 허리와 등 부분이 편했다. 이전에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픈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계속 알람이 울리면서 스트레칭을 하라고 하고, 자세도 바르게 앉으려고 하면서 이같은 통증이 많이 감소된 느낌이 들었다.
◇ 자세알고 팔걸이, 등판 등 편안한 자세 만들 수 있게 도와줘
1달 동안 이용한 모델인 자세알고 algo-D2 200은 자세교정뿐만 아니라 의자 구조 자체도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장 편리했던 점은 의자 등판이 2개로 분리된 듀오백이었다. 이는 자세를 편하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줬다. 무엇보다 몸을 뒤로 기댈때 하중을 듀오백이 분산을 시켜주는 느낌이 들었다
팔걸이도 편했다. 팔걸이는 상하는 물론 좌우로도 돌릴 수 있다. 자세에따라 편하게 팔걸이를 움직이면서 손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론 의자가 몸의 하중을 잘 분산시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전에 사용했던 의자들은 허리, 목, 등 등 특정 부분에 대해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자세알고처럼 몸 전체에 대한 하중 부담을 줄여든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 자세알고2.0이 나온다면?…"빠른 충전 가능한 시스템 구축, 좌판 균형감 보완 필요"
이같은 뛰어난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모든 제품들은 아쉬운 점이 있기 마련이다. 자세알고도 마찬가지다.
1달 동안 가장 불편했던 점은 '충전'이다. 이 부분은 블로그와 자세알고를 실제로 이용한 사용자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말했던 부분이다. 우선 첫 충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자세알고의 첫 시작을 위해선 거의 하루정도 충전 시간이 필요하다. 충전 단자도 요즘 쓰는 C타입이 아닌 5핀이었다.
또 중간중간 자세알고 센서가 위치한 좌판을 충전하기 위해선 충전기와 연결해야 하는데 보조배터리를 놓는 공간이 없어 불편했다. 물론 보조배터리에 자석을 붙일 수 있었지만, 보조배터리가 무거우면 떨어지거나 자석도 강도가 약했다. 보조배터리를 놓을 수 있는 별도 포켓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용자가 앉는 좌판도 아쉬었다. 푹신함, 엉덩이를 잡아주는 느낌 등은 좋았다. 다만 좌판이 조금 앞으로 쏠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세알고 2.0이 나온다면, 좌판 앞쪽 구조를 살짝 윗쪽으로 들어 이용자들이 등판에 딱 붙게 기댈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스마트의자 '듀오백 자세알고'…"K-의자로 전세계 승부수"
'자세알고'는 의자 좌판에 압력센서를 장착해 앉는 자세 습관을 측정한 후 분석 데이터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의자다.
구체적으로 자세알고는 △바른 자세 △앞으로 숙임 △앞에 걸터앉음 △뒤로 기댐 △오른쪽·왼쪽 기울임 △오른다리·왼다리 꼰 자세 등 총 8가지 자세를 분석하고, 매일 앉은 시간·휴식 준수율 등을 종합해 시간대별로 얼마나 올바르게 앉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점수화해 알려준다.
자세알고에도 적용된 듀오백은 의자 등판을 2개로 분리한 기술이다. 앉아 있을 때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근육 전체에 골고루 분배해 준다. 당초 듀오백 기술은 독일에서 개발됐다. 하지만 상용화되지 못하고 계속 기술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곳이 바로 듀오백이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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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물건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실제 사용하는 영상 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고 체험해 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느낀 점을 친구에서 설명하듯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