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결사항전'에 의대생도 가세…정부 "대응계획 다 마련"(종합2보)
의대생 온라인 총회, 대응방안 논의…전공의協 비대위 전환
의협 "모든 역량 동원 뜻 관철"…정부 "환자생명 이용 말아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설 연휴를 마치고 일상이 시작된 첫날,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의대정원 증원 저지 투쟁 과정에서 정부의 어떤 압박이나 강요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 기간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출된 김택우 강원의사회장은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회원의 뜻을 받들어 투쟁의 기치를 올리고 결사 항전의 마음으로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가용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했다.
또한 "정부의 어떤 압박과 강요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가 정한 목표 달성을 위해 위험과 위협을 감수하고 회원과 의사협회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원 모두가 대동단결하고 강철 같은 단일대오로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에 끝까지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14일까지 비대위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15일엔 16개 시·도의사회를 통해 전국 곳곳에서 의대증원 저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반대를 위한 궐기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17일 전체회의에서는 총파업 등 집단행동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다.
전국 39개 의과대학과 1개 의학전문대학원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증원 등 의료정책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증원을 추진했을 당시 의대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맹휴학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2020년 큰 파장을 몰고온 의사 국가고시 거부사태는 이미 의사 국시 합격자 발표까지 마무리된 터라 투쟁 옵션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의 파업에 주된 동력원인 전공의들은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기 보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파업을 비롯한 대정부 투쟁 방안 등을 논의했으나 이견이 분출하면서 구체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은 임시 총회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공식 발표를 회피하고 있다.
대신 이날 오전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려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175대 19)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 가결됐다고 알렸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대전협이 당장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에 돌입하기 보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시간을 벌면서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에 맞설 대응 방안을 마련한 뒤 단체 행동의 시기와 방식 등을 재논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대전협이 파업을 결의하기 보다 신중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열고 "어제 전공의단체의 임시총회가 진행됐다.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는 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공식적 소통 라인은 있으나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집단행동을 한다는 건지, 안 한다는 건지 확인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 주시하겠다"면서 "가능한 모든 집단행동의 방법에 대해 사전에 대응계획을 다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또 "의사 증원 정책은 오직 국민 보건을 위한 정책적 결정"이라면서 "4월 전에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집단휴진, 집단 사직 또는 집단 연가 등 환자의 생명을 도구삼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의사 증원은 필요하며 필수패키지도 이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nyh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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