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헴리브라', 영유아 중증 혈우병 환자 치료효과 입증

101주 동안 효과…치료 필요한 출혈 발생하지 않아
미국혈액학회 연례회의에서 임상 3상 시험 결과 발표

스위스바젤에 위치한 로슈 본사 /File Photo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혈우병 치료제 '헴르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가 생후 12개월 중증 A형 혈우병 영아에게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혈우병은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선천성 유전병이다. 핏속에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가 없기 때문에, A형 혈우병 환자는 평생 정맥주사로 8번 응고인자(8인자)를 주기적으로 보충하거나 피하주사(헴리브라)를 예방적으로 맞아 혈액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해야 한다.

헴리브라는 9인자와 10인자를 동시에 결합해 제8인자의 작용기전을 모방하는 치료제다. 이 같은 기전으로 헴리브라는 A형 혈우병 치료제 중 유일하게 항체(내성) 생성 위험이 극히 낮다. 항체를 가진 혈우병 환자뿐 아니라 항체가 없는 비항체 환자도 사용할 수 있다.

12일 로슈는 혈우병 영아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시험 'HAVEN7'을 '제 65회 미국혈액학회 연례회의(ASH 2023)'에서 공개했다.

이번 임상 시험은 과거 치료 경험이 없거나 최소한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8인자 억제인자가 없는 중증 A형 혈우병 유아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101.9주 동안 30명(54.5%)의 환자에게서 치료가 필요한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환자 9명(16.4%)는 출혈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2년 동안 46명(83.6%)에서 207건의 출혈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중 87.9%가 외상에 의한 출혈이었다.

치료와 관련한 심각한 이상반응인 두개내출혈 또는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티븐 파이프 미시간대학교 소아과 및 병리학과 교수는 "A형 혈우병은 모든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유아의 경우는 잦은 병원 방문, 치료제 투여 등으로 인한 정서적·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출생 후 가능한 빨리 예방접종을 시작하고, 정맥에 접근하기 어려운 아이에게는 피하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