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응급실까지…한랭질환자, 10명 중 2명은 음주상태

질병청, 다음달부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2022~2023절기 환자 447명…65세이상·무직 가장 많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산책하고 있다. 2023.1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다음달부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가 운영된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한파로 인한 건강피해를 감시하기 위해 오는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이다.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는 전국 500여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 및 시·도, 질병청과 협력해 응급실에 내원한 한랭질환자를 파악하고 한파로 인한 건강영향을 감시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2~2023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447명(추정사망자 12명 포함)으로 전 절기 환자 수(300명)와 비교해 49% 증가했다. 사망자는 9명에서 12명(33.3%)으로 늘었다.

전년도(2022~2023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의 주요 발생특성을 살펴보면 남자(67.8%)가 여자(32.2%)보다 많았고, 65세 이상 고령층(42.3%)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무직(33.8%)이 가장 많았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저체온증이 전체 환자의 67.1%를 차지했는데 주로 70대 이상 노령층(44.3%)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소성 한랭손상은 전체 환자의 32.9%를 차지했고, 주로 10대와 20대 젊은층(37.4%)에서 발생했다.

지역별 신고 환자 수는 경기 98명(20.8%), 강원 62명(13.9%), 서울 51명(11.4%), 충남 36명(8.1%)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장소는 길가, 주거지 주변, 산 등과 같은 실외 활동 중 발생이 79.9%로 많았고 집 등 실내에서의 발생도 14.8%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시간은 기온이 낮아지는 오전 시간대(0~9시)에 전체 환자의 40.5%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랭질환자 중 19.7%(88명)는 내원 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랭질환 사망자(12명)의 사인은 모두 저체온증으로 추정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올 겨울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한랭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질병관리청은 내년 2월까지 참여 의료기관, 관할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한파로 인한 질병 발생 현황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