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의대정원 정책,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

“정부가 9‧4 의정합의 파기…온 힘을 다해 항전할 것”
“안정적환경‧지역의료 회복‧필수의료 유입 대책 공개하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2023.11.26/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 정책을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 임원들 외에 16개 시도지부와 전공의협의회 등 협의회, 여자의사회 등의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했다. 의협에 따르면 참석 대상자 200명 중 124명이 참여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채택된 결의문을 통해 “필수의료 종사자들이 안심하고 환자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의료환경을 마련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고 의료생태계를 지켜 소멸하는 지역의료를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의대증원을 말하기 이전에 배출되는 의사들이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과 로드맵을 먼저 공개하라”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의사들이 소아 진료현장을 떠나고 응급‧중환자 진료를 두려워하는 원인을 의사 부족으로 몰아가면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봤다. 결의문을 통해 지난 20여년간 정부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두려워 의사 수 부족으로 몰아가려 하는 것이 아닌지 정부에 물었다.

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정책에 대해 의학교육 당사자인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목소리는 어디에 담겨있는지 답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의대정원 정책 협상 당사자로 인정한 의사협회와의 협의가 필요 없는지 물음을 던졌다.

의사협회는 합리적이지 못한 수요조사와 짜맞추기식 현장점검을 즉각 중단하고 열악한 의학교육 현장의 및난을 들여다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9월4일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9‧4 보건의료발전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합의’(9‧4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회장은 “전국의 의사 대표자들은 합리적인 근거 없이 오직 힘의 논리로 의대정원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태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온 힘을 다해 항전할 것을 결의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필수의료와 관련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여론몰이를 한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정부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결의문 채택에 “협회가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하면서 각종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없이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인프라 부재를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잘못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대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한 사항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해 전 의료계가 적극적 행동을 시작할 때”라면서 “다음주 초 신속하게 집행부 산하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 의대 정원 증원 저지투쟁의 최선봉에 서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연석회의를 통해 9.4 의정합의 원칙 준수와 충분한 합의 진행을 요구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시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개최 등 투쟁강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전회원 찬반투표를 즉각 실시해 파업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