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F2023] 박민수 차관 "필수의료 위기는 병원의 위기…의료체계 전반 개혁"
제도·규제 개선-과감한 재정투자-인프라 구축 약속
뉴스1 주최 '글로벌바이오포럼 2023' 기조강연 나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진료에 매몰된 대학병원 교수들이 연구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의사 입장에서 대학병원 교수직을 좋은 일자리로 느낄 수 있게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박민수 차관은 22일 오전 민영 종합뉴스통신사 <뉴스1>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포럼'(GBF2023)에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대한민국이 선택한 10대 전략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의 성장을 믿는다"면서 주미대사관 근무 당시 미국에서 접한 '정밀의료·맞춤의료' 개념에 대한 경험과 한국 국립보건연구원의 바이오뱅크가 미국에서 선진사례로 주목된 사례를 소개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바이오뱅크를 고도화한 '국가 통합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미래 의료는 개인 맞춤형이지만 비싸다. 약 하나에 몇억씩 할 텐데 건강보험도 조정을 시작한 상태"라고 했다.
또한 적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 해결은 물론,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의사 수 증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의 '필수의료 살리기' 업무 중 의사 수 증원 이슈가 사회적 이슈로 돼 있으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여러 정책 아이템 중 하나"라며 "의료체계 전반의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살리기와 디지털·바이오헬스도 연관성이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지역 대학병원 현장을 방문하니 진료(임상)에 집중하느라 연구할 여건이 안 되고 개인 삶과 워라밸이 부족한 모습"이라며 "개원가는 훨씬 돈도 잘 벌고 일도 편하다. 그래서 필수의료의 위기는 병원의 위기"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의대 교수들의 연구 활동 등을 봤다며 "과기부 R&D 투자 지침 중에 '바이아웃' 제도가 없다. 연구 자금을 따와 연봉을 채우는 게 한국 R&D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무 중심형 R&D를 콘셉트로 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는 박 차관은 정부의 과감한 재정투자와 국민 건강관리가 예방 중심으로 개편될 수 있도록 '건강정보 고속도로' 같은 정보인프라 확충 또한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중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10년 후 국내 대학병원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교수진이 진료에만 올인하는 게 아니라 시간의 상당 부분을 연구에 쓰고, 병원 수입에도 지장이 없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 차관은 "행복한 교수가 환자도 더 잘 치료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대학병원은 현재의 교수 정원을 거의 2배 이상 늘려야 한다. 의대 정원도 확대하는 등 10년간 정부의 개혁 과제를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끝으로 "보건의료 체계 개혁을 해야 바이오헬스 연구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의사 과학자 양성도 임상 경험을 토대로 의사와 이공계 연구자들이 협업해야 할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휩쓰는 신약과 신의료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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