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F2023] 박민수 차관 "필수의료 위기는 병원의 위기…의료체계 전반 개혁"

제도·규제 개선-과감한 재정투자-인프라 구축 약속
뉴스1 주최 '글로벌바이오포럼 2023' 기조강연 나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포럼 2023'(Global Bio Forum 2023)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혁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진료에 매몰된 대학병원 교수들이 연구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의사 입장에서 대학병원 교수직을 좋은 일자리로 느낄 수 있게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박민수 차관은 22일 오전 민영 종합뉴스통신사 <뉴스1>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포럼'(GBF2023)에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대한민국이 선택한 10대 전략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의 성장을 믿는다"면서 주미대사관 근무 당시 미국에서 접한 '정밀의료·맞춤의료' 개념에 대한 경험과 한국 국립보건연구원의 바이오뱅크가 미국에서 선진사례로 주목된 사례를 소개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바이오뱅크를 고도화한 '국가 통합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미래 의료는 개인 맞춤형이지만 비싸다. 약 하나에 몇억씩 할 텐데 건강보험도 조정을 시작한 상태"라고 했다.

또한 적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 해결은 물론,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의사 수 증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정부의 '필수의료 살리기' 업무 중 의사 수 증원 이슈가 사회적 이슈로 돼 있으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여러 정책 아이템 중 하나"라며 "의료체계 전반의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살리기와 디지털·바이오헬스도 연관성이 있다고 했다.

박 차관은 "지역 대학병원 현장을 방문하니 진료(임상)에 집중하느라 연구할 여건이 안 되고 개인 삶과 워라밸이 부족한 모습"이라며 "개원가는 훨씬 돈도 잘 벌고 일도 편하다. 그래서 필수의료의 위기는 병원의 위기"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의대 교수들의 연구 활동 등을 봤다며 "과기부 R&D 투자 지침 중에 '바이아웃' 제도가 없다. 연구 자금을 따와 연봉을 채우는 게 한국 R&D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무 중심형 R&D를 콘셉트로 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는 박 차관은 정부의 과감한 재정투자와 국민 건강관리가 예방 중심으로 개편될 수 있도록 '건강정보 고속도로' 같은 정보인프라 확충 또한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중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10년 후 국내 대학병원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교수진이 진료에만 올인하는 게 아니라 시간의 상당 부분을 연구에 쓰고, 병원 수입에도 지장이 없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 차관은 "행복한 교수가 환자도 더 잘 치료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대학병원은 현재의 교수 정원을 거의 2배 이상 늘려야 한다. 의대 정원도 확대하는 등 10년간 정부의 개혁 과제를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끝으로 "보건의료 체계 개혁을 해야 바이오헬스 연구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의사 과학자 양성도 임상 경험을 토대로 의사와 이공계 연구자들이 협업해야 할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휩쓰는 신약과 신의료기술 개발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