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전문의 "유열 앓는 특발성 폐섬유증, 골치아픈 병…속도 늦추는 치료뿐"

6년전 찾아온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바짝 야위어진 가수 유열(왼쪽). 오른쪽은 건강하던 모습.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가수, 라디오 DJ로 폭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가수 유열씨(62)가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인해 바짝 야윈 모습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호흡기 전문의는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현대 의학으로도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최선일 만큼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질병이라고 말했다.

윤희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21일 YTN과 인터뷰에서 폐섬유증에 대해 "피부에 상처가 생긴 뒤 흉터가 남듯이 폐에 생기는 모든 흉터, 딱딱해지는 모든 현상을 폐섬유증이라고 하는데 특발성 폐섬유증은 병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폐는 굉장히 작은 수많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방과 방 사이의 아주 얇은 벽을 간질이라고 하는데 이 간질에 염증이 생겼다가 딱딱해지는, 즉 섬유화를 보이는 모든 질환을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한다"면서 "그중에서 가장 예우가 좋지 않고, 섬유화만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을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유열씨가 앓고 있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경우 "원인도 없이 폐가 딱딱해져서 굳어지는 질환으로 굉장히 예후가 좋지 않아 주의 깊은 관리와 추적을 요하는 질환이다"며 정말 골치 아픈 병이라고 강조했다.

폐섬유증의 특징으로 '호흡 곤란'을 든 윤 교수는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로 인해 폐가 기능을 잃어서 숨이 차는데 치료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진단받고 3~5년 사이에 절반가량이 돌아가신다고 할 정도로, 폐암에 가까운 사망률을 보일 정도로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4년 이후 섬유화를 막는 약이 나와 진행 속도가 많이 느려지고 생존율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치료가 좀 힘든 질환이다"며 "지금은 약물 치료로 최대한 섬유화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라며 지금 단계에서 최선의 치료는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했다.

유열씨가 야윈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선 "초반부터 살이 빠지지는 않지만 폐섬유증 치료 약물 자체가 체중 감소라는 부작용을 나타내기도 하고 섬유화가 진행, 만성 폐질환으로 가면서 신진대사가 떨어져 살이 많이 빠지는 분들이 많다"라며 유열씨도 그런 경우로 보인다고 했다.

폐렴이 폐섬유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폐렴으로 폐에 흉터가 남아 일부 섬유화를 보일 수는 있지만 폐섬유증 자체가 체질적으로 섬유화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폐렴이 폐섬유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평소 폐 건강관리와 관련해선 "금연하고 유해물질에 노출 안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다"면서 "(운동을 해) 폐가 못하는 기능을 나중에 근육이 대신 일을 하게 되면 숨도 훨씬 덜 차고, 생활하는 데도 크게 문제가 안 되니 늘 '운동 열심히 하시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열씨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에덴교회 0691TV'를 통해 "6년 전부터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 성대 이상에 폐섬유증이 찾아왔고 이후에 폐렴도 겪게 돼 급 다이어트가 됐다"며 급격한 체중감소로 바짝 마른 몸이 됐다고 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