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의사 2만7232명 부족"vs"특정분야 기피현상 심한 것"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전문가·의료계 견해차
권정현 KDI박사 "고령화로 2050년 약 2.2만명 의사부족"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국에 의사 인력이 정말 부족한지, 정확히 어디에 얼마나 더 필요한지 등을 전문가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보건복지부가 27일 마련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의료수요는 증가한다며 빠르면 2035년 2만7232명, 늦어도 2050년 2만2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측은 "인구감소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 의사가 늘면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므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로얄호텔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정 의사 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8일 열린 제10차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복지부와 의협 측이 2025학년도 입시 때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자는 원칙 등에 합의한 데 따른 추가 논의 차원에서 마련됐다.
신영석 고려대 교수는 2020년의 '보건 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추계'와 2021년의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를 바탕으로 수급추계 방법론에 대한 설명과 추계결과 등을 발표했다.
신 교수는 2025년 성·연령을 감안한 활동 의사 공급이 수요 대비 5516명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고 2030년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예방의학과를 제외하고 모든 계열에서 2025년부터 2035년까지 미래 의료수요 대비 활동의사 인력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며 "내과계와 외과계에서 인력 부족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려면 의사 1인당 업무량이 16.2% 늘어야 한다고 신 교수는 분석했다.
반면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현재 의사 총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한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심한 것"이라면서 OECD 국가 간 활동 의사 증가율'을 근거로 들었다.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한국이 2.5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3.6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2010~2020년 한국의 활동 의사 연평균 증가율은 2.84%로 OECD 평균 2.19%를 앞지른다.
인구 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현행 유지에도 2047년에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5.87명)가 OECD 평균(5.82명)을 넘어서고,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 수치는 더 빠르게 증가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의사를 충분히 양산하면 남는 의사들이 필수 의료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다소 안이한 발상에 젖어있다"며 "더 많은 서울대 신입생이 휴학하는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인구구조 변화에 기반해 필요한 의료수요를 전망한 결과 인구가 줄지만, 의료수요는 증가해 2050년 약 2만2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예측치를 전했다.
권 박사는 "(이는) 현재 의료 이용 수준으로 평가한 의사 인력의 업무량 수준 유지"라고 전제하며 "필요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서 일정 기간 의대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소개했다.
또 "2030년까지 의대 정원 5% 증원 시나리오가 2050년까지 인력 충족에 가장 가까운 수치를 나타낸다"면서 "다만 인력의 과도한 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정원의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5년마다 수립하게 돼 있는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 내 의대 정원 조정 규정을 명시하고, 정기적인 의료서비스 수요 전망에 바탕한 의대 정원 조정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 박사는 의사 수를 늘린다고 자동으로 의사 분포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사 인력 분포 불균형 문제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봉착한 지역별, 전문과목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추진하는 동시에 의사 인력 규모 조정을 통한 정책의 운용 가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권 박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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