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체 사칭 사기 속상"…피해업체 경찰에 수사의뢰·공지 준비
채널 삭제해도 즉각 다시 생성해 피싱 사기 지속
사기수법 갈수록 고도화…"공식채널만 노출 관리 필요"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보일러 B사 사칭 카톡 채널 사기를 공론화해 추가 피해자는 막았으면 합니다."(피싱 피해자 A씨)
B사 카카오톡 내 사칭(피싱) 채널을 통해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사기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사칭채널 발견시 카카오 측에도 매일 오전·오후 신고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B사는 공식 로고 등을 도용한 카카오톡 피싱 채팅방 사기가 계속됨에 따라 경찰에 고발장(업무방해 혐의)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매일 피싱 채널을 체크하고 발견 즉시 오전·오후로 카카오 측에 신고하고 있다"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소비자 대상으로 공지문을 내고 경찰 신고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기 행각을 벌인 업체들은 채널이 삭제되면 즉각 다시 생성하는 방식"이라며 "공식 로고를 사용하고 친구를 늘려 소비자가 진위여부를 착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사기 수법은 △B사보일러(서비스·AS 등) 사칭 카카오톡 채널 개설 △AS불가 제품이라며 새상품 무상교환 제안 △피싱사이트 유도 후 구매가격·회수가격(전액환불) 조건으로 수십만원 상당 입금 요구 △입금시 수수료를 포함하지 않아 결제오류가 났다며 재입금 요구 △재입금시 피싱사이트에 업데이트 창을 띄운 후 잠적하는 식이다.
피해자 A씨는 "처음엔 보일러 본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 대기 시간이 길어 카톡으로 상담해야겠다 싶어 B사를 검색했다"며 "B사 보일러 에이에스 채널 경우 친구가 4500명이나 돼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친구추가'를 하고 대화를 걸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사기를 당했다는 걸 인지했을 땐 이미 늦었지만 되짚어보면 의심이 갈 만한 구석이 많았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은행은 보이스피싱이 아닌 개인 간 거래여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고 B사 상담사는 '그거 못 찾아요'라고 하더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카톡 채널 사칭 사기에 대해 카카오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기업명을 검색할 때 인증 절차를 통해 본사 운영 공식 채널만 노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도 채팅방 입장 즉시 경고 메시지를 통해 해당 사기수법과 관련해 충분히 주의한 것으로 나타나 카카오에 책임을 묻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입니다. 금전 및 개인정보 요구를 받을 경우 신고해주세요'라는 경고메시지가 떴음에도 이를 간과한 A씨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의견도 있다.
B뿐 아니라 최근 유통·소비재 기업을 사칭해 가짜사이트로 유도하는 수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골핑·골프존마켓몰 등을 운영하는 골프존커머스(366870)는 사칭사이트를 통해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사기 수법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회원 대상으로 사칭주의 팝업창을 띄운 적이 있다. 올해 4월엔 신세계(004170)그룹 관련 사칭사이트 '신세계베스트몰'이 발견되기도 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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