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향하던 K마이스도 탄핵 정국 '근심'…"내년 어쩌나"
국제행사 관련 문의 이어져…부정적 이미지 장기화 우려
마이스 도약 위해 인프라 확충 와중 악재…"긍정적 시그널 필요"
- 김형준 기자
"이번 정치적 이슈로 일부 인센티브 관광이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혹시나 국제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마이스업계가 침체할까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관광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외래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마이스(MICE) 산업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이스 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행사 취소 사례가 눈에 띄게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현 상황으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향후 행사 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이 방문하는 마이스 행사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마이스는 기업회의·인센티브 관광·컨벤션·전시 및 행사 산업을 말한다.
계엄 상황이 6시간 만에 일단락되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빠르게 통과되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행사 진행과 관련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컨벤션기획업체(PCO) 관계자는 "계엄 상황이 벌어진 직후, 준비하던 행사의 해외 참석자들에게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도 될지 문의가 오기도 했다"며 "다행히 상황이 빠르게 해결돼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마이스는 최소 수개월 전부터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만큼 현 상황에 의해 취소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상황이 발생한 올해보다도 오는 2025년 마이스 수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하면 마이스 행사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호근 한국마이스관광협회장은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내년에 마이스 행사들이 좀 덜 개최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러운 걱정을 한다"며 "K-컬처 등으로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을 때 마이스도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 침체하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스는 산업인 만큼 단순히 행사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숙박, 소상공인 등 직간접적으로 주변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며 "정부 등에서 긍정적으로 이끌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이스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의 마이스 산업을 집중 육성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직후 정치·사회적 상황이 악화해 더욱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마이스 허브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가 들어서고 경북 포항시에도 대규모 마이스 단지가 새로 생기는 시점에서 터진 악재라 더욱 뼈아픈 지점이다.
문체부는 지난 3월 올해를 마이스 산업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2028년까지 국제회의 개최 건수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기간에 외국인 마이스 참가자를 130만 명 유치하고 외화를 30억 달러 이상 벌어들이겠다는 비전도 담겼다.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관광에 있어 어떤 것보다 고부가가치를 가진 마이스 산업이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체부는 지난 18일 비상계엄 이후 관광업계의 상황을 듣기 위해 대책회의를 열고 마이스 업계의 의견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전 부처가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오성환 한국PCO협회장은 "정부에서 계속해서 (한국이 안정적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마이스 업계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예산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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