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 1인분에 3만원?" "배춧값 모르나"…김치축제도 못피한 바가지 논란
광주김치축제서 판매한 '보쌈 김치' 두고 갑론을박
부정적 이미지에 사로잡힌 국내 축제, 해결책은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또, 국내 축제 먹거리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김치 축제장에서 판매한 3만 원의 '보쌈김치' 가격을 두고 '과하다', '적당하다'를 두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다.
24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열린 '제31회 광주김치축제'는 방문객 수 6만 8000명, 매출 약 7억 원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우주 최광(光) 김치파티'를 주제로 기존의 김치 담그기 체험과 경연대회, 판매 위주에서 벗어나 '광주김치 스타셰프 푸드쇼', '천인의 밥상' 등 직접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에 더해 장안의 화제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최현석, 여경래,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와 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이 참여한 '광주김치 스타셰프 푸드쇼'로 개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축제는 막을 내린 직후부터 '바가지요금'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상에서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음식 먹거리 부스를 한데 모은 '천인의밥상'에서 일부 상점이 판매한 '김치 보쌈' 메뉴가 가격 대비 부실하다는 불만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은 지역 축제를 비난에 나섰다.
과거 타지역 축제를 다녀온 A 씨는 "이러니 지방 축제가 망하는 거지"라며 "되려 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축제 상인들은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하네'라며 방문객 탓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인 B 씨는 "나라에서 관리를 못 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지역 축제들은 파도 파도 괴담뿐"이라며 다소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전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어났던 축제와 달리 옹호하는 여론도 상당수 있었다. 고물가 시대에 적절한 가격 책정이라는 것이다.
누리꾼 C 씨는 "비난하는 사람들은 채소 시세를 모르는 듯"이라며 "지금 배춧값이 너무 올라서 마트에서 배추김치를 품절이라고 안내하고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른 D 씨는 "집에서 직접 재료 사서 만들어 먹어도 저 정도면 2만 원은 나온다"며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국내 축제와 관련한 바가지요금 논란은 매년 일고 있다.
올해 4월 초에 개최된 여의도 벚꽃축제에선 고기 몇 점에 단무지 3개를 얹은 1만 원의 제육덮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이전엔 진해 군항제(5만 원 바비큐), 경주 벚꽃축제(1만 5000원 닭강정), 강원 홍천강 축제(2만 원 순대) 등이 터무니없는 먹거리 가격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국내 관광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물들자 정부와 각 지역자치단체가 축제에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고 '외지 상인' 근절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축제 개최에 앞서 먹거리 가격을 '축제 먹거리 알리오'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문화관광축제 25개는 물론, 전국 각지의 축제들도 대한민국 구석구석 페이지에 투명한 축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여기엔 주요 먹거리와 가격도 올라온다.
다만, 먹거리 정보는 여전히 부실한 편이다. 대부분 먹거리 메뉴명과 가격만 명시하고 있고 실제 사진이 올라온 축제는 드물다.
'바가지요금'이란 오명에 축제 주최 측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논란에 휩싸인 일부 지역 축제 때문에 국내 축제를 싸잡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반화의 오류가 범해지고 먹거리 가격은 물가 대비 적정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는 방문객들에게 객관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 소장 겸 교수는 "그동안 각종 문제로 국내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눈덩이처럼 커져 나간 것"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소비자 탓으로 귀결하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에선 인식 재고를 위해 축제 준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방문객들을 설득하면 된다"며 "먹거리 가격 책정 기준, 암행 점검 현황, 투입 예산, 만족도 조사 결과 등 객관적 자료를 내세우면 방문객들도 이에 대해 수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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