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광공사·GKL '수상한 거래' 지적…청소년 도박근절 한목소리(종합)

국회 문체위, 관광공사·GKL 수의계약 지적…몰아주기 의혹
"도박 예방 예산 증대 필요…당국, 은행 협업해 계좌 막아야"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한국예술종합학교·언론중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이 전재수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하종대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최지우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행정관, 정진섭 GKL사회공헌재단 이사장, 이재진 인터넷신문윤리위원장, 전대식전국언론노조수석부위원장, 김규섭 건진사이다 유튜브채널 대표. 2024.10.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한국관광공사와 그랜드코리아레저(114090)(GKL)가 특정 업체들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 도박 중독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2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관광공사·GKL의 '수상한 거래'…일감 몰아주기 의혹

15일 문체위는 한국관광공사와 GKL, 사감위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들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문체위원들은 먼저 관광공사와 GKL이 수의계약을 통해 불투명한 거래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서영충 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에게 "올해 18건, 지난해 25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며 독점하다시피 수의계약을 하는 눈에 띄는 업체가 있다"며 "A씨가 대표인 여성 1인기업으로 관광공사와 2018년부터 총 90건의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이벤트 전문 대행사로 관광공사와 총 25억 800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해당 업체는 설립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광공사와 비교 견적 없이 수의계약을 체결했고 A씨의 남편인 B씨가 관광공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었다는 게 배 의원의 주장이다.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모바일 화면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도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열린관광지 홈페이지'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9년간 279억 원이 넘는 사업을 몰아줬다고 꼬집었다. 132건의 열린관광지를 등록하는데 건당 750만 원이 넘는 비용이 거래됐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의 질의에 서 직무대행은 "지적하신 문제 부분을 인정한다"며 "해당 사항과 관련해 확인 후 별도로 (의원실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GKL은 VIP 선물 및 경품 등 구입을 대행한 업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년 GKL의 용역 계약 내역을 보니 2020억 원 정도가 수의계약이었다"며 "불투명한 예산 집행이 한 두 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VIP 선물도 자체 매장에서 파는 가격에 비해 어떤 경우 100만 원 이상 비싼 돈으로 구매했다"며 "인터넷 구매 대행 사이트와 비교하면 200만 원 가까이 차이 난다"고 전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도 GKL이 특정 업체에서 비싼 값에 경품을 구입한 것을 두고 "보통 견적서를 받고 가장 싼 곳을 선택하는데 왜 더 비싸게 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산 GKL 사장은 "수의계약이 타 기관에 비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사안을) 점검해서 고치겠다"고 했다.

ⓒ News1 DB

청소년 도박 범죄 심각…"계좌 막아 근절해야"

불법 온라인 카지노 등으로 번지고 있는 청소년 도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2~3차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예산 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사감위의 중독예방 치유부담금 비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치유부담금으로) 순매출의 0.3%를 부과·징수하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 1~2%보다 부족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감독당국은 사행산업체 매출액에서 각종 세금 및 고객 환급금 등을 제외한 수입액 100분의 2 이하 범위에서 예방·치유 비용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이보다 턱없이 적다는 설명이다.

도박 치유를 위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예치원) 활용 방안이 부실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박 중독 관련 치유 상담 서비스 현황을 보면 2020년 대비 (상담이) 2배로 증가하고 있는데 상담시설이나 인력들은 별다른 변동이 없다"며 "현재 예치원이 300억 원대의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쌓아 두고 있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불법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온라인 카지노를 근절하기 위해 당국이 은행권과 협력해 계좌를 잠그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OTT에 접속하면 충전 계좌를 보여주고 입금하라고 하는데 이때 나타나는 계좌를 은행에 제보해 지급 정지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간 은행권에서 협조해 준다면 불법도박의 95%는 없앨 수 있다"며 "카카오나 토스뱅크 등의 경우 고발장 필요 없이 실시간을 잠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심오택 사감위원장은 "정부에서 실무적으로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며 "불법온라인사행행위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됐는데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라도 신속한 차단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