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고 한국 온다…호텔업계, K-콘텐츠 개발 잰걸음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4명은 'K-콘텐츠' 보고 방문
호텔가, 외국인 마케팅 치열…한복·K-뷰티 체험 기회 제공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K-뷰티, K-드라마, K-팝 등 한류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계가 외국인 방한(인바운드) 관광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호텔 투숙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와 인기 상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가 호텔업계 마케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77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91% 회복한 수치다.

방한 외래관광객 증가세에는 일명 'K-콘텐츠'로 불리는 한류 문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분기 외래관광객 조사 보고서를 보면 외래관광객이 한국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가 39.6%로 가장 많았다. 해당 응답은 전년 동기 대비 10%p(포인트) 늘어 K-콘텐츠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고 나서'가 32.4%로 뒤를 이어 한복, 고궁 등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수요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덕수궁에서 바라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 호텔의 모습.(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방한 외래관광객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호텔업계는 한국의 전통문화는 물론 뷰티, 패션 등을 접목한 외국인 대상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플라자 호텔이 진행하는 '원더러스트 코리아 #1'이 대표적이다. '원더러스트'는 지식과 견문을 넓히고 체험을 중심으로 한 관광 형태를 뜻한다.

원더러스트 패키지는 한복 대여권과 셀프 사진관 '포토시그니처'에서의 촬영권, 덕수궁 입장권 등을 제공한다. 한복을 입고 문화체험을 하며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상반기 더 플라자의 외국인 투숙 비율은 평균 74%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p 증가했다"며 "외국인 투숙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만큼 방한 외래관광객을 위한 '원더러스트 코리아' 두 번째 시리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이필드호텔 봉래헌의 모습과 K-컬처 패키지가 제공하는 한복.(메이필드호텔 제공)

메이필드호텔도 한복 체험을 할 수 있는 'K-컬처 패키지'를 출시했다. 궁중·양반가 여성 복식을 기반으로 한 고급 실크 소재의 한복을 제공한다.

호텔에는 경복궁 복원에 참여한 인간문화재 이일구 대목수가 재현한 봉래헌, 초례청 등 전통 한옥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어 한복을 입고 전통적인 배경을 거닐 수 있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들이 방한 시 자주 이용하는 호텔이기도 한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호텔이 위치한 한남동과 한강진의 특성을 살린 한국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K-패션·뷰티에 주목했다. 호텔이 선보인 '서울 스타일 겟어웨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호텔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한남동, 한강진 주변의 트렌디한 브랜드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패키지가 제공하는 쿠폰북을 통해 △나일로라 △드파운드 △르몽생미셸 △수프라 △시티브리즈 △힌스 등 젊은 세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은 해당 마케팅의 타깃을 '중국인 MZ(밀레니얼+Z) 세대'로 설정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 관계자는 "외국인 투숙객 중에는 주로 미국 고객들이 많았는데 한남동에 브랜드들이 들어선 이후 젊은 동아시아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서울 스타일 겟어웨이' 브랜드 쿠폰북.(그랜드하얏트서울 제공)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