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도 취소한다는데"…日지진·태풍에 여행객 갈팡질팡

여행업계, 취소 시 약관대로 수수료 부과
일본 OTA는 숙박 상품 한해 1~2일 전 무료 취소

12일 일본 도쿄의 도쿄역 모니터에 5호 태풍 마리아의 영향에 의해 일본 동북부의 도호쿠, 야마가타, 아키타 신칸센 등이 지연되거나 운휴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가 띄워져 있다. 2024.08.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일본인도 여행을 취소한다는 데 일본어 한마디도 못 하는 제가 가는 게 맞는 건가요?"

일본에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 주의가 발표된 데 이어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한 '태풍 5호 마리아'가 상륙하면서 일본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할지, 태풍 피해가 확대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주요 여행사들은 여행 일정을 정상 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취소 시 약관에 따라 취소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하나투어(039130) 관계자는 "공항이 폐쇄하거나 관광 일정에 영향을 줄 만한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취소 위약금은 약관대로 부과한다"며 "자연재해 관련해 여러 우려가 있는 만큼 현지 상황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정부관광국(JNTO)에선 별도의 안내 관련 공지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엔 현지 상황을 공유하는 글들과 더불어 여행 취소 문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만일 지진이 났다고 생각하니, 일본어 하나도 못 하는 내가 잘 대응할 수 있을지 겁이 난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떠안고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9월 말 출발인데 취소 수수료가 인당 30만 원 나오길래 일단 다음 주까지 지켜보고 결정하기로 했다"며 "가도 걱정 안 가도 걱정이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12일 기상청과 일본기상청(JMA)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8일 오후 4시 43분께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 이후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반면, 일본 현지에선 최대 명절인 오봉절(8월 15일) 연휴를 앞두고 여행을 취소하는 분위기다.

이에 일본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OTA) 라쿠텐 트래블의 경우 대부분 숙박 예약 건에 대해 투숙일 기준 1~2일 전 무료 취소를 제공하고 있다.

라쿠텐 트래블 관계자는 "워낙 조심성이 강한 일본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취소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자연재해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 대다수 직거래 숙박업소에선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 주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국의 경우 취소 문의가 적다"며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후 지진 및 태풍 피해가 커질 경우 별도의 공지를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록적 폭우에 태풍 영향권에 있는 항공편들의 비행은 잇따라 취소됐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도호쿠와 도쿄, 오사카를 잇는 항공편 86편을 결항했다. 고속열차 신칸센은 운행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운행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