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서울, 감성에 젖어 볼까"…서울여행 코스 2선

서울관광재단, 한옥·전통음악·빗소리 느끼는 코스 추천
남산국악당·돈화문국악당 중심…주변 즐길 거리도 다양

남산골한옥마을에 자리한 타임캡슐(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지루하고 짜증나는 장마철을 마냥 싫어하기 보다 비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20일 서울관광재단은 장마철을 맞아 비 오는 날 정취를 즐기기 좋은 고즈넉한 서울 여행코스 두 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남산과 돈화문을 중심으로 고즈넉한 한옥에 전통음악, 빗소리까지 더해지는 코스들이다.

남산골한옥마을 입구(서울관광재단 제공)

◇ 남산골한옥마을~인현시장

비가 오는 날 남산 아래에ⓒ 로이터=뉴스1서 감성에 젖고 싶다면 남산골한옥마을부터 인현시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거닐어 보자.

남산골한옥마을은 1989년 남산골의 제모습 찾기 사업에 의해 조성한 마을이다. 당시의 생활방식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은 가구들을 배치했고 전통공예 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마을 안엔 남산 산세를 살려 전통수종을 심고 계곡과 연못 정자를 조성한 전통정원이 있고 마을 깊숙한 곳엔 서울의 모습을 대표할 수 있는 문물 600점을 담은 캡슐을 지하 15m에 수장해 둔 타임캡슐 광장이 있다. 1994년에 만든 타임캡슐은 2394년 개봉한다.

서울남산국악당 내부(서울관광재단 제공)
인현시장에서 육전으로 유명한 충무로 구룡포(서울관광재단 제공)

남산골한옥마을의 대표 시설을 꼽는다면 한옥의 미감을 살린 '서울남산국악당'이 있다.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경복궁 교태전을 느낌을 살린 계단식 정원 '침상원'과 이를 마주보고 있는 지하 1층 공연장은 꼭 들러야하는 시설이다.

한옥카페인 '달강'에서도 침상원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비 오는 날 카페에 앉아 푸른 잔디와 한옥, 내리는 비를 감상하기 좋다.

남산골한옥마을 둘러본 후 배가 고파지면 인쇄골목을 지나면 인현시장으로 향하면 된다.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맛집들이 모여 있는 시장으로 비 오는 날 더 맛있는 먹거리가 즐비하다.

충무로 구룡포는 30년 전통의 육전, 육회탕탕이로 이름난 곳으로, 방송에 자주 소개된 덕에 2, 3호점까지 확장했다.

통나무집은 오마카세가 아닌 가격 좋은 이모카세가 있는 곳으로 '주인마음대로 세트'를 주문하면 그날그날 이모님의 손맛이 가득 들어간 다양한 메뉴가 끊임없이 나온다. 편육부터 전, 꼬막 등 애주가라면 비오는 날 생각나는 집이다.

진미네는 손맛으로 이름난 병어조림 전문이다. 더운날에도 비오는 날에도 감칠맛나는 국물이면 더위가 싹 가신다.

돈화문 국악당에 자리한 카페 기억 마당(서울관광재단 제공)

◇ 돈화문국악당~창경궁 담장길

돈화문국악당에서 시작해 우리소리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비오는 날 감성을 깊이 느낄 수 있다.

돈화문국악당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양식을 혼합해 지어진 국악 전문 공연장으로 창덕궁에서 종로3가까지 이어지는 '국악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6년 개관했다.

공연장을 비롯한 모든 시설들은 목재로 건축되어 작은 소리도 관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게 설계되었다.

공연장에서는 풍류음악, 산조, 판소리 등 전통음악뿐 아니라 독주, 실내악 규모의 다양한 창작 국악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관람료가 무료이거나 2만 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창경궁 담장길(서울관광재단 제공)
계동에 자리한 한옥스테이 월운(서울관광재단 제공)

돈화문국악당과 나란히 붙어 있는 한옥 카페는 비올 때 놓치면 아쉬울 수 있는 장소이다. 창가에 앉아 잔디마당과 색색의 장식을 보며 여유를 찾거나, 대로변의 창덕궁을 바라보며 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처마의 낙숫물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돈화문국악당에서 조금만 걸으면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자리한 '창경궁 담장길'이 나타난다. 지난 2022년, 90년만에 복원한 길로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도심 속 궁궐 담장길의 그늘을 만끽하며 산책하기 좋다.

원래 창경궁과 종묘 사이는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으나,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갈라놓았다.

이 과정에서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하던 '북신문'도 사라졌다. 시는 복원 사업을 통해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부지의 녹지를 조성하여 단절된 공간을 이었다.

감성 충만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돈화문 인근 계동에는 다양하게 자리한 한옥 스테이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도 방법이다. 관련한 정보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공식 등록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및 '한옥체험업'숙소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둔 비짓서울-서울 스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