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공석' 관광 컨트롤 타워…'총선 인사' 몰려오나

관광공사·강원랜드 등 '관광 수장' 자리 6개월째 비어
장미란 문체부 2차관 교체설도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한 한국관광공사 본사 건물(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4·10 총선이 마무리된 후 반년간 공석이 이어진 관광 관련 공공기관장 자리에 낙선·낙천자가 신임 수장으로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대신 총선에서 낙선한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하다는 '설'까지 나오면서 차관 교체와 함께 관광 수장 임명도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룬다.

다만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목표로 관광수요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수장 임명이 전문성 대신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되지 않을지 우려도 높다.

1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 강원랜드, 코레일관광개발 등 관광 활성화에 요충지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의 수장 자리가 5~6개월 비어 있는 상태로 직무대행으로 자리를 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주요 관광 공직자들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관광업계를 떠났다.

관광산업 진흥 기구인 한국관광공사 사장 자리는 5개월째 공석이다. 김장실 전 사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1년 3개월 만인 올해 1월9일 전격 사퇴했다. 예고도 없이 자리를 물러나면서 안팎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다.

철도 인프라를 기반으로 관광여행 사업을 영위하는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자리도 6개월간 공석이다. 권신일 전 대표가 2023년 3월 말 신임 대표로 부임한 후 임기를 채 1년도 채우지 못한 같은 해 12월에 총선 출마를 위해 돌연 사퇴했다.

한국형 복합리조트를 지향하는 강원랜드(035250)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삼걸 전 사장이 임기 만료를 4개월여 앞두고 돌연 물러나며 사장 자리가 6개월째 비어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미란 제2차관이 12일 서울 마포구 이(e)스포츠 명예의전당에서 열린 '스포츠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갑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장 2차관, 유 장관, 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3.12/뉴스1

무엇보다 한국관광의 현주소가 소위 '물들어 올 때'인 만큼 공공기관장 임명을 둘러싼 '낙하산 임명설'은 찬물을 끼얹는 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한국'에 대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을 대응해 올해 초 '방한 외래객 2000만 명' 및 '관광수입 24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내국인 관광 활성화에도 더욱 노력을 가하는 중이다. 문체부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여행을 촉진하는 캠페인을 지난 3월에 이어 6월, 총 2회 진행한다.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 여행) 행사는 7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우려 속에 관광과 정책홍보, 체육을 담당하는 문체부 제2차관 교체설이 불거지며 걱정의 불을 더욱 지피고 있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용 전 의원이 총선 낙선 후 2차관으로 오게 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장 차관은 관광 비전문가 출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관광업계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팎으로 호평을 얻었다. '국민영웅', '로즈란' 등의 애칭과 함께 장 차관이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모았다. '관광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관광 관련 공공기관 관계자는 "내외국인 관광 시장에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불거진 낙하산 인사 임명설에 관계자로서 안타깝다"며 "정책만 잘 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관장을 임명할 때 연속성과 일관성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