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서유럽 패키지 며칠새 200만원 올랐네"…파리올림픽 탓?
파리, 올림픽 기간 대중교통 가격 인상·관광지 통제
'반쪽짜리 파리여행'에 사실상 상품 판매 포기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가신다고 해도 걱정이에요."
역대급 볼거리를 예상하는 2024 파리 올림픽(7.26~8.11)을 앞두고 여행사의 고민이 커졌다. 올림픽 개최 기간에 교통비, 숙박비에 주요 관광지 입장권이 크게 오른 데다가 관광버스가 진입할 수 있는 구역이 한정되고 주요 명소도 폐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서유럽 상품은 '파리' 일정을 필수로 포함한다. 이에 여행사들은 상품을 내리지도 못한 채 궁여지책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내건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은 올림픽 기간 출발 기준 파리 일정을 포함한 서유럽 패키지 여행 상품 가격을 100만~200만원씩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상황에 따라 가격을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노랑풍선(104620)의 경우 프랑스 파리에서 2박하며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방문 일정을 포함한 '서유럽 4개국 10일' 상품 가격을 413만 7000원에서 603만 7000원으 올렸다.
참좋은여행(094850)도 파리 일정이 있는 '서유럽 3개국 9일' 상품 가격을 지난달 393만 7000원에서 553만 7000원으로 인상했다. 해당 상품 일정표엔 "파리 시내 진입 불가 시 인근 도시 관광으로 대체한다"는 안내글도 명시했다.
가격을 이정도로 올린 것은 여행사들이 사실상 상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막상 해당기간에 여행을 하게 되는 고객들의 불만이 커질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서유럽 상품보다 스페인 일주나 이탈리아 일주 2개국 상품들을 대체 상품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7~8월이 여행 성수기이기도 해서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 해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고 했다.
한 프랑스 현지 여행사 대표도 "비싼 돈 주고 파리를 왔는데 보고 싶은 에펠탑도 못 보고 이동도 자유롭지 않으면 분명히 파리, 프랑스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당장 돈벌이가 힘들 수 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올림픽 기간 여행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관광청에 따르면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파리 방문객 수는 약 1600만 명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의 역대 최다 기록이 1700만 명(2016, 2019년)이다.
이에 일드프랑스는 전 세계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한 대중교통 증편에 드는 비용을 시민에 전가하지 않기 위해 올림픽 기간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일대의 교통비를 약 두 배로 올린다.
또 베르사유 궁전, 콩코르드 광장, 센강 주변 등 파리 주요 관광지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개최일에 따라 출입 제한 및 금지 지역을 구분하는 4단계(회색·검정·빨간·파란색)의 보안 경계선을 설치한다. 패키지 관광객을 태운 관광 버스는 가장 보안이 낮은 파란색 구역만 접근할 수 있다.
또 다른 프랑스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유여행객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만, 단체 패키지객은 안전 관리로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패키지로는 올림픽 기간 파리 여행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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