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호텔 어메니티…칫솔, 슬리퍼까지 중고 거래 등장

29일 자원재활용법으로 호텔 내 무료 일회용품 금지
호텔 어메니티 대다수 고가 브랜드…값 붙여 판매

시그니엘 서울 객실 내 비치한 다회용 딥디크 어메니티(롯데호텔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에르메스 팔아요" "딥디크 팔아요"

최근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이 '호텔 어메니티'(세면용품) 판매 글들이 수십 개 올라오고 있다. 이달 29일부터 '자원재활용법' 시행에 따라 호텔 투숙객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일회용품 어메니티가 사라지면서 이를 값을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특급 호텔들에서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는 어메니티들에 대한 판매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대다수 샴푸, 바디워시 면도기, 칫솔, 치약 등 세면용품이며 간혹 객실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슬리퍼도 판매 글로 올라와 있다.

당근 갈무리
슬리퍼 칫솔 치약

대다수의 호텔 어메니티들은 고 고가 브랜드로 이뤄져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어메니티는 단순히 세면용품 역할을 담당한 것은 아녔다"며 "주로 홍보나 유입의 수단으로 사용했는데 특히 특급 호텔의 경우 호텔의 급을 나누는 척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송혜교 향수' 브랜드로 알려진 브랜드 '펜할리곤스', 시그니엘 서울은 니치향수 1세대 '딥티크', 신라호텔은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는 '몰튼 브라운', 더플라자 서울은 지드래곤 향수 브랜드로 알려진 프레데릭 말, 조선팰리스 호텔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끄는 '바이레도' 등으로 된 어메니티를 선보였다.

특급호텔의 일회용품 어메니티 금지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움직임에 따른 결정이다. 공식 시행 일자는 29일이지만, 이미 많은 특급 호텔이 서둘러 어메니티를 대용량 용기 디스펜서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 선보인 브랜드는 유지한다.

다만, 디스펜서를 통한 부작용도 나온다. 호텔 관계자는 "정부가 법적으로 규제한 사항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고객 불만은 없지만, 용기를 떼어가는 도난 사례가 적지 않게 생기고 있다"며 "또 어메니티 미제공에 따른 가격을 할인해달라는 요구도 종종 들어온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