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으로 만든 가방 드려요"…친환경에 적극나선 호텔가

환경 보호 움직임에서 트렌드로

친환경 업사이클 가구(글래드 호텔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내년부터 호텔에 각종 브랜드의 욕실용품(어메니티)가 사라지는 가운데 벌써부터 특급 호텔들은 '친환경' 트렌드에 적극 합류에 나섰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활동에서 문화에서 트렌드로 이어지는 것이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ESG 경영의 일환으로 저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까지 전면 도입에 나섰다.

◇생수병으로 만든 가구·가방

호텔들은 저마다 생수병으로 만든 가구나 가방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직접 제작해 판매하거나 친환경 브랜드와 협업해 선물로 증정한다.

글래드 호텔은 사용 후 회수한 무라벨 생수 아임에코의 병뚜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가구와 오브제를 비치한 친환경 공간 '에코 플래닛'을 선보인다.

글래드는 아임에코에 무라벨 생수의 빈 페트병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페트병은 재생원사로 재활용하여 글래드 여의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 직원들의 유니폼 셔츠와 앞치마를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국산 원사를 사용한 친환경 의류로 제작해 착용 중이다.

여의도 호텔 1층 로비에는 투숙 기간 사용한 생수병을 회수할 수 있는 '에코 환전소'를 설치해 고객 동참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체크인 그린 패키지로 제공하는 업사이클링 가방(해비치 제공)
업사이클링 굿즈(조선호텔 제공)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와 롤링힐스 호텔은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업사이클링(재활용) 가방을 주는 '체크인 그린 패키지'를 기획해 출시했다.

패키지에서 주는 친환경 브랜드 플리츠마마의 업사이클링 가방은 호텔 객실에서 사용하는 무라벨 생수병으로 만든 재생 섬유로 제작한 것이다.

해비치와 롤링힐스 두 호텔은 해당 패키지를 이용한 투숙객에게 가방과 함께 '친환경 여행 안내서'를 제공하고 별도 요청이 없으면 객실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 일상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메시지를 담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도서 한권도 대여해준다. 1층 컨시어지 데스크에서는 여행하며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생분해 비닐봉투, 장갑, 집게 등으로 구성한 '플로깅 키트'도 준다.

지난해 초 ESG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조선호텔도 무라벨 생수병에서 추출한 재생원단을 사용한 굿즈를 선보인다.

◇지구를 위한 1시간 불끄기

한 시간가량 암흑을 유지하는 지구 지키기 캠페인에도 참여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25일 기후위기와 자연손실 등 위기에 직면한 지구를 위한 환경 운동 캠페인인 '어스 아워'(Earth Hour) 캠페인에 동참한다.

해당 캠페인은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시작해 2007년부터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행사다.

전 세계 190여 개국 시민들과 남산 서울타워, 프랑스의 에펠탑,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등 세계 주요 명소의 불빛이 꺼지며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자리잡았다. 한 시간 동안의 소등은 약 112만7000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1시간 동안 호텔 객실과 시설부, 옥외 간판의 불을 소등할 예정이다.

소등한 호텔의 모습(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친환경 재생에너지 등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30% 절약하는 수열 에너지를 도입한 리조트도 등장했다.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수열에너지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열에너지는 댐과 하천, 수도관 등의 물 온도가 여름철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대기보다 따뜻한 성질을 이용해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수열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이상 절감해주며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 중에서 효율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는 해변가에 자리해 수열에너지에 필요한 수자원 공급이 용이하다. 특히 이번 수열에너지 도입은 충청남도가 선언한 '탄소중립 경제특별도' 실천에 부합하는 사례로도 알려지고 있다.

호반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수열에너지 활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지난 2021년에는 호반그룹 계열사인 H1클럽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냉난방 시스템을 수열에너지로 교체해 화석연료대비 8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둔바 있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