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한국GM 위기설 의식했나'…GM 해외사업 총괄 방한
한국GM 생산물량 80% 美 수출, 트럼프 관세 '직격탄' 우려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실판 아민 사장이 최근 GM한국사업장(한국GM)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제기된 '위기설'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GM은 생산 물량의 8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과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아민 사장은 3월 초 한국GM을 방문했다. GM의 2인자로 불리는 아민 사장이 한국GM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아민 사장은 GM의 해외사업 총괄로 주기적으로 글로벌 사업장을 점검한다"며 "이번 한국 방문 역시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통상적인 비즈니스 미팅"이라고 짧게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신차 출시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올해 캐딜락 브랜드를 중심으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차종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서 공개된 쉐보레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의 완전 변경 모델의 국내 출시 가능성도 있다.
한국GM은 현재 신차 부재로 내수 고사 위기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9% 감소한 2만4824대에 불과했다. 주력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판매가 급격히 줄며 국내 판매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최하위다.
그나마 최근 2~3년간 수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 호조로 2022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했고, 2023년(1조3501억 원)은 1조 원대 이익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공장 생산량의 약 95%를 수출한 결과다.
한국GM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49만9559대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전체의 95%인 47만4735대다.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5%인 41만8782대다. 전체 판매량의 83.8%가 미국으로 향한 셈이다.
수출 기지화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 접어들며 암초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GM의 미국 수출 물량은 가격경쟁력을 크게 잃어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철수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공격적으로 신차를 내놓는다고 해도 경쟁이 치열해 단기간에 성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원툴이었던 수출마저 트럼프 관세로 어려움에 놓여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오는 15일 미국 GM 본사와 현지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GM의 글로벌 전략과 한국GM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신차 생산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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