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돌보고 탈모 진단·강아지 암 검진도…별일 다하는 AI[CES 현장]

AI 센서로 수면 중 건강체크…저염식 짜게 느끼는 '전기스푼'
AI가 1분 내 탈모 진단…반려동물 암 검진 가격, AI로 낮춘다

캐나다 기업 잔다르 카디안이 개발한 AI센서 '카디안 비비'. 2025.1.8/뉴스1 최동현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최동현 기자 = "생성형 AI 다음은 피지컬(물리적) AI 시대가 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앞두고 던진 화두다. 자율주행차, 로봇을 넘어 일상 속 모든 물건에 AI가 스며드는 시대가 도래했다.

'디지털 헬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8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할 때, 급기야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상의 모든 요소에 AI가 적용되는 '차세대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요람 속 신생아 건강, AI가 24시간 돌본다

캐나다 기업 잔다르 카디안은 수면 중인 사용자의 호흡과 심박수 등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AI 센서 '카디안 비비'로 혁신상을 받았다. 손바닥만 한 AI 센서를 침대 위 벽면에 붙이면 센서가 24시간 작동하며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한다.

카디안 비비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신생아를 돌볼 때 도움을 준다. 요람에 카디안 비비를 설치하면 부모 대신 아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알람을 보낸다. 잔다르 카디안 관계자인 나마 비틸링엄씨는 "센서 한 대당 399달러(약 58만 원)로, 곧 100달러(약 14만 원)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 맥주회사인 기린 홀딩스가 개발한 '일렉트릭 솔트 스푼'.2025.1.8/뉴스1 최동현 기자

저염 식단도 감칠맛 돌게 만드는 '전기 스푼'

저염 식단을 위한 '일렉트릭 솔트 스푼'도 있다. 일본 맥주회사인 기린홀딩스가 고혈압 당뇨 환자나 저염식 다이어트가 필요한 현대인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숟가락 버튼을 누르면 미세한 전류가 혀로 전달되면서 나트륨 이온을 강화해 실제 섭취한 소금보다 짠맛이나 감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일렉트릭 솔트 스푼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숟가락만 분리해 설거지도 가능하다. 배터리 하나로 2~3달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26달러(약 18만 원)이다. 기린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만 출시했지만, 이르면 내년 글로벌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바디프랜드 신제품 안마의자 '733'.2025.1.8/뉴스1 최동현 기자

안마의자도 AI 시대…심전도까지 모니터링

헬스케어의 대명사인 안마의자도 AI가 적용되는 시대다. 한국 기업인 바디프랜드는 AI 헬스케어 로봇 '733'을 CES 2025에서 최초 공개했다. 기존 안마의자와 달리 팔과 허벅지, 종아리, 발목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에 더 세심한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내부에는 AI 센서가 장착돼 안마의자를 이용하며 심전도 등 건강 상태도 체크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차려진 바디프랜드 부스에는 안마의자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전시관 문이 열린 오전 9시부터 8대의 안마의자가 만석이 됐고,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줄까지 생겨났다. 733은 오는 9월 미국과 한국에 동시 출시한다. 가격은 2만 달러(약 2900만 원)이다.

아프스(AFS)의 AI 기반 정밀 탈모 진단 장치 'AFS 3D'로 촬영한 모발 분석 화면.2025.1.8/뉴스1 최동현 기자

1분 안에 탈모 분석…AI가 모발·두피 분석

인류의 고민인 탈모를 1분 안에 진단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AI 기기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 아프스(AFS)는 AI 기반 정밀 탈모 진단 장치 'AFS 3D'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5개의 카메라가 장착된 기기에 머리를 넣으면 1분 이내에 360도 회전하며 600장의 정밀 촬영 이미지를 생성한다.

AI가 모발의 굵기, 밀도, 분포를 정밀 분석하고 두피의 상태까지 분석하기 때문에 의사가 머리카락을 육안으로 진단했던 기존 검사법을 획기적으로 보조한다. 아프스는 2023년 첫 제품을 출시한 이후 1년 반 만에 국내 대형 병원은 물론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했다.

김태희 아프스 공동대표는 "CES를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오기 직전에도 일본과 계약을 맺었다"며 "360도로 모발과 머리를 촬영해 AI로 분석하는 기술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자부했다. 아프스는 북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포인트바이오텍의 '반려동물 조기 암 검진 장치.2025.1.8/뉴스1 최동현 기자

반려동물 암도 AI가 진단…"검진비 3분의 1로"

반려동물의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AI 기기도 등장했다. 포인트바이오텍은 '반려동물 조기 암 검진 장치'로 혁신상을 받았다. 반려동물 전용 영상 조영제를 주사하고 장비를 비추면 AI가 실시간으로 암의 여부와 위치를 진단한다.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기존 의료기기와 달리 포인트바이오텍의 장비는 3만 달러(약 4300만 원)에 불과하다. 포인트바이오텍은 장비 가격이 싼 만큼, 반려동물 검진 비용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원 포인트바이오텍 공동대표(전북대 고분자나노 공학과 교수)는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고 1~2년 내에 농림축산식품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출시가 된다면 10만~15만 원에 달하던 검진 비용이 5만 원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