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무덤' 日 또 두드리는 현대차…오늘 캐스퍼 일렉 뜬다
日 현지 취향 '소형' 전기차, 도쿄오토살롱서 첫 공개
日 법인장에 포르쉐 재팬 출신 '수입차 베테랑' 영입도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일본 시장을 재정비한다. 현지 업계에 잔뼈가 굵은 일본인을 새 법인장으로 선임하고 현지 취향에 가까운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해 재도약을 노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지난 6일 시메기 도시유키 전 포르쉐 재팬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시메기 대표는 1989년 메르세데스-벤츠 재팬에 입사한 이후 크라이슬러 재팬 대표, 포르쉐 재팬 대표 등을 역임한 일본 수입차 업계 베테랑이다.
현대차는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한 차례 실패를 맛본 뒤 지난 2022년 13년 만에 재진출했다. 내연기관차가 아닌 오직 무공해차(ZEV)만 가지고 돌아왔다. 수소전기차(FCEV)인 넥쏘를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5 등을 출시했으나 비슷한 시기 일본에 진출한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도 뒤지며 고전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1년 동안 607대를 판매했다. 2023년 연간 판매량 489대보다는 24.1%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BYD가 1446대에서 2223대로 53.7%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전기차 판매 시장은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런 시장에서 전기차만 팔겠다는 것은 단기 판매량보다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 구축 등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BYD의 판매량이 더 많은 것은 판매 방식 차이"라며 "BYD는 현지 딜러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 방식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일본인 법인장 선임과 함께 현지 시장에 더 잘 맞는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해 일본 공략 발판을 다시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0일 일본 지바시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하는 '2025 도쿄 오토살롱'에 참가,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최초 공개한다. 도쿄 오토살롱은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전시회다. 현대차는 이날 캐스퍼 일렉트릭 프레스 콘퍼런스를 마련하는 한편 아이오닉5 N '드리프트 킹 에디션'(DK Edition)도 함께 선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보급형 전기차로 가장 작은 전기차다. 지난해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하반기 국내에서 먼저 출시했다. 5개월 동안 7871대를 팔며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일본 수출을 위한 캐스퍼 일렉트릭 우핸들(RHD) 모델은 2월부터 생산 예정이다.
업계는 현대차의 다른 전기차보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일본 시장에 더 적합하다고 봤다. 일본은 도로가 좁고 차고지증명제 등 제도로 인해 큰 차보다는 경차와 소형차를 선호한다. 경차 점유율도 35% 이상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일본 판매 가격을 국내와 비슷한 250만~350만 엔으로 책정해 닛산 사쿠라, BYD 돌핀 등 전기차와 경쟁할 계획이다. 판매는 도쿄 오토살롱 공개 이후 봄께 이뤄질 예정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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