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한 달' 한미재계회의 열렸다…"첨단산업 협력"

한경협, 美 워싱턴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개최
국내 주요기업 60여명 참석…"트럼프 시대, 긴밀한 협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및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이 17일 저녁 서울 소재 풍산그룹 역사관에서 에반 G. 그린버그 처브 그룹 회장 및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을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에반 G. 그린버그 처브 그룹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찰스 프리먼 미상의 아시아 담당 부회장. 두 사람은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한미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2024.4.17/뉴스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미국 대선 이후 한 달여 만에 한미 경제계가 워싱턴에서 머리를 맞댔다. 한미 경제계 리더들은 양국 간 강력한 기술동맹으로 경제안보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가기로 하고 주요 산업 분야 공급망 협력, 배터리 및 반도체 등 핵심 첨단산업 협력 공고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미국상공회의소(미상의)에서 미상의와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미국에서 5년 만에 열린 회의이자 미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 만에 열렸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을 포함해 60여 명의 경제인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혁신 촉진 및 주요 신흥기술 협력 강화 △한국의 바이오테크 허브 도약 전략 △미 의회가 바라보는 한미관계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그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서며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류 회장은 특히 전 세계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조선 방위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양국의 적극적인 산업 협력 방안 모색도 주문했다.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은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이며, 강력하고 미래지향적인 한미관계의 중심에는 바로 양국 간 경제인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한미 양국 방위산업과 반도체, 제약·바이오 등 주요 산업 협력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미국 현직 상원의원이 참여하는 대담도 이목을 끌었다. 그린버그 위원장은 '미 의회가 보는 한미관계'를 주제로 댄 설리번 미 상원의원과 대담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과 미래지향적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설리번 의원은 지난해 미 상원 최초로 '코리아 코커스'를 결성한 창립 회원이다.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총회 폐회식에서 한미 FTA에 기반한 무역 통상체제와 친시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 고용 및 기술 혁신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양국의 기업 투자가 호혜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줄 것도 요구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SMR을 포함한 원자력 산업 및 조선업과 같은 양자 협력이 유망한 주요 분야에서 투자·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양국 간 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요청했다.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제약·바이오, 의료 기술, 방산 및 항공우주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 강화 협력도 주문했다.

한경협은 이번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계기로 미국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한다. 토드 영 상원의원을 비롯해 아미 베라 하원 의원, 마이크 켈리 하원 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 면담을 연이어 갖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의 대화,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1기 초대 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 등과의 간담회도 각각 개최한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대비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기여도를 미국 의회 및 정부 측에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며 "한경협은 우리 기업과 한국 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