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액면분할·자사주 소각 추진…투자심의위 신설"(종합)
김광일 부회장 회견…내부거래위 강화 등도 공약
"NDA 맺은 곳과 별개 주체…위반한 적 없어"
- 박종홍 기자,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최동현 기자 =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 측은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는 고려아연(010130) 주식의 액면분할을 시도해 유통 물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려아연 이사회 내 투자심의위원회를 설치해 본업과 관련 없는 투자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방안을 포함한 주주가치 보호방안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고려아연 주식 액면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줄어든 주식 유통 물량을 확대하고 유동성을 높여 주주가치 저평가 요인들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줄어든 유통물량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말도 안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아니라 주식 액면분할"이라며 5대 1이나 10대 1의 액면분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내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나 본업과 무관한 거래를 엄격히 검증하고 심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투자심의위엔) 사외이사들이 많이 들어갈 것"이라며 "집행임원은 인사권자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어 사외이사도 들어가는 투자심의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심의위는) 잘못하면 경영진 발목을 잡는 것"이라며 "이사회와 집행임원이 합의한 사업계획은 다시 볼 이유가 없지만 비용이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투자심의위에) 와야 하고 본업과 관계가 없으면 금액 기준을 더 낮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김 부회장은 이날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소수 주주들의 분리선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권익 보호 사외이사 제도 도입, 내부거래위원회 권한 강화, ESG·양성평등 위원회 신설 등의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투자심의위 신설이나 내부거래위 강화는 그간 MBK가 최윤범 회장에 대해 제기한 의혹들을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MBK는 그간 최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에 배임 의혹이,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등에 선관주의 의무 위반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내부거래 역시 최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같은 의혹을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김 부회장은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 고려아연과 체결한 비밀유지계약(NDA)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NDA 기한은 올해 5월에 끝났고 (공개매수 선언은) 그 이후의 일"이라며 부인했다.
또한 "NDA는 사실 (존재하는지) 몰랐고 2022년에 (스페셜 시추에이션스가) 잠깐 검토하고 말았던 것 같다"며 "(바이아웃 부문과 투자 부문은) 법인이 달라서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과 NDA를 맺었던 스페셜 시추에이션스와 별개의 운용 주체이고 '차이니즈월'(기업 내 정보교류 차단장치)도 작동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해 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고 시장이나 당국을 설득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단기적 투자자본인데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저희가 투자할 때마다 많이 듣는 질문"이라며 "20년 뒤 사업계획을 세우는 게 의미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10년 뒤에 또 다른 10년 동안 성공할 기업을 만들고 나갈 텐데 20년 짜리 비전이 없다고 말하는 건 적합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MBK 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중 몇 명이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임시 주주총회에서 얼마나 진입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할 수 없고 자력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주주총회에서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선 "최윤범 회장이 주장하는 우호세력들이 최 회장 편을 들고 나머지 주주들도 찬성한다면 저희는 이길 수 없다. 지분이 큰 현대차가 중립이어도 나머지가 편들면 저희가 지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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