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대한항공 뜨면 '통합 LCC'도 온다…위협받는 맏형 제주항공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시 매출·항공기 수에서 제주항공 추월
대명소노,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인수 가능성…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관심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마무리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임박했다.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통합 가능성이 높다. 3사 통합 LCC는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의 LCC 진출설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설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1일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 및 12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을 끝으로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다. 양사는 합병 이후 자회사인 3개 LCC에 대한 통합도 추진한다. LCC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단 규모 확대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수인 만큼 3사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한항공의 입장이다.
현재 국내 LCC는 9개 사로, 이 중 제주항공이 매출이나 보유 항공기 수에서 선두업체다. 하지만 합병 대한항공 산하 LCC 3사가 통합 출범하면 매출과 규모 면에서 제주항공을 넘어서게 된다. 3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2조4785억 원, 보유 항공기는 58대로 제주항공보다 매출은 7000억 원, 보유 항공기 수는 16대 많다.
합병 대한항공 및 통합 LCC의 출현은 LCC 업계의 합종연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당장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에 오른 대명소노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해외에 보유한 호텔·리조트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LCC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합병 과정에서 각각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및 미국 노선 일부를 이관받으면서 덩치를 키웠다. 대명소노측이 먼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해 LCC 경영 경험을 쌓은 뒤 티웨이항공을 인수할 것이란 구체적 시나리오도 나온다. 양사를 모두 손에 넣을 경우 대명소노는 '제2의 아시아나'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이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통합 LCC에 맞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에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무산된 바 있다.
LCC 3사 통합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상공업계는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지역 항공사가 필요하다며 3사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부산시와 지역 상공업계는 에어부산 지분 16%를 갖고 있다.
특정 노선에 대한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해 3사의 중복 노선 정비로 인해 통합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최근 LCC 업계의 통합 움직임으로 인해 이들 매물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다만 업계에선 대체로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본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통합 LCC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3사 통합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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