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화재·파업 '삼중고' 포스코…'장인화표 인사'로 돌파구 찾나

포스코그룹, 내달 하순 정기인사…"안정이냐 파격이냐" 분분
장인화 회장, 조직·구조 재편 强드라이브…인사에도 칼 댈까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포스코홀딩스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말 사장단 인사를 놓고 깊은 고심을 하고 있다. 글로벌 업황 악화로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실적이 나란히 둔화한 가운데 잇단 사고와 창립 첫 노조 파업 위기까지 덮치면서다. '장인화호'(號)의 과제가 고차방정식으로 꼬인 모양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장 회장은 이달 하순 예정된 정기 인사를 앞두고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사장단 인사는 회장 취임(3월) 전 이뤄졌던 만큼, 이번 인선이 진정한 의미의 '장인화표 1호 인사'가 될 것이란 게 회사 안팎의 관측이다.

업계는 장 회장이 연말 인사를 통해 발신할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의 실적 악화 주요 원인이 대외적 환경에 있던 만큼, 리더십 교체보다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중폭 인사'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올 3분기 기준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438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8% 줄었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소재 부문인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96.3% 급전직하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과 국내 건설 경기 악화, 전기료 인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장 회장이 '물갈이' 수준의 파격 인선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의 연이은 화재 사고로 안전 관리 체계에 적신호가 떴고,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까지 대두하면서 '조직 쇄신론'이 힘을 받았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화재 사고 직후 주요 임원과 직책자들에 보낸 사내메일을 통해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올해 중대재해로 이어진 안전사고도 사업회사에서 다수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장 회장이 임기 2년 차에 맞춰 경영진을 '장인화의 사람들'로 재편할 것이란 예상도 꾸준히 나온다. 현 경영진은 지난 2월 회장 후보자였던 장 회장 인사 검토 과정에 참여했지만, 전임인 최정우 당시 회장의 입김이 반영됐다는 분석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장 회장은 취임 후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조직을 축소 재편하고, 저수익·비핵심 자산 125개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그룹 체질 변화에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다음 스텝은 인사(人事)가 될 수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