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덮친 '中 초저가'…'구조조정 칼바람' 韓·유럽 '동병상련'

"亞 물량 부담" 티센크루프스틸 40% 감원…국내서도 구조조정
양쪽 업계 "보호 조치 요구" 대응 비슷…반덤핑 제소 적극적

독일 뒤스부르크의 티센크루프스틸 공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뿐 아니라 유럽 철강업계도 중국 저가 물량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과대한 수출이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양쪽 업계 모두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보호무역 조치 강화를 요구하는 모양새다.

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최대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스틸은 2030년까지 직원 1만 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전체 인력 2만 7000여 명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생산·관리 업무를 조정해 5000명을, 외부 용역이나 사업 매각을 통해 6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도 870만~900만 톤(t)으로 최대 4분의 1가량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티센크루프스틸 측은 "과잉 생산 능력과 저렴한 아시아 수입품 증가가 경쟁력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며 구조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50% 이상 차지하는 중국은 최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경기 위축으로 철강 수요가 떨어지자 싼값에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월 중국 철강 수출은 전월 대비 10.1%, 전년 동월 대비 40.8% 증가한 1118만 톤에 달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 마이스틸(MySteel)을 인용해 중국의 올해 철강 수출량이 2016년 이후 최고치인 1억 톤을 돌파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유럽은 중국 철강 물량에 최소 18.1%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워낙 낮아 관세를 포함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내 철강업계도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1조 3303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2053억 원으로 80%가량 급감했다.

직격탄을 맞은 국내 업체들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고 중국 내 유일한 제철소인 장가항포항불수강(PZSS)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포항2공장 셧다운을 통보해 노조와 대치 중이다.

양국 철강업계의 대응 방식도 보호 조치 요구로 비슷한 상황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기존의 철강업계 보호 조치에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부터 중국산 주석도금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현대제철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열연강판 추가 제소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 중국 제재에 다소 유보적이던 포스코는 최근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철강산업은 현재 무역 보호 장치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불공정무역 행위에 따른 저가 수입재에 대한 규제는 당연히 시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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