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약 부결' 전삼노 집행부 불신임투표 돌입…혼란 불가피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삼성전자(005930) 사측과 합의했던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안 부결과 관련해 집행부의 책임을 묻는 재신임 총투표를 진행한다.

전삼노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9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6일 오후 2시까지 집행부 불신임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서 참여 인원의 50%가 현 집행부 사퇴(불신임)에 찬성할 경우 집행부는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새 집행부가 구성된다.

반면 불신임 찬성률이 50%에 미달하면 현 집행부가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게 된다.

전삼노 집행부 규약에 따르면 불신임 결의는 투표 인원의 2/3 이상 찬성으로 효력이 발생하나, 이번 투표에서 1/2 이상 찬성 시 사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 집행부는 지난 14일 사측과 2023년·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잠정안은 △조합원 유급활동시간 보장(연 4시간 2회)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전 직원 지급 △임금 인상 5.1% △장기근속휴가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2023년과 2024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협상을 시작한 올해 1월16일 이후로 사상 첫 총파업까지 돌입하는 등 어려움 끝에 약 10개월 만에 도출한 합의안이지만,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손실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조합원 등은 잠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잠정안이 부결되자 노조 일각에서는 집행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투표 결과 발표되기 전에도 전삼노 홈페이지에 '잠정합의안 부결 시 (집행부) 재신임 건의'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집행부 탄핵을 주장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집행부 불신임 투표와 상관없이 향후 삼성전자 노사의 교섭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 집행부가 재신임받아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노조원들의 요구에 따라 더 강경한 안건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원만한 협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대위가 들어설 경우에도 향후 교섭 방향 설정을 두고 노조 내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