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찢기 전 도장 찍겠네"…삼성·SK, 칩스법 보조금 '햇살'
러몬도 美 상무장관 "떠나기 전 보조금 확정하고 싶다"
TSMC·글로벌파운드리 협상 완료…삼성·SK·인텔 등 남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퇴임 전까지 '반도체와 과학법'(칩스법) 보조금을 모두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현 정부 임기 내 보조금 협상을 종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칩스법 실행에 따른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육성을 성과로 남기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떠나기 전에 모든 보조금을 확정하고 싶다"며 "그게 목표이고, 시장을 이끄는 큰 기업들과 관련된 모든 주요 발표를 완료하고 싶다"고 밝혔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제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과 저리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미국 의회가 배정한 보조금만 500억 달러(약 70조 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보조금이 확정된 기업은 각각 세계 1,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뿐이다. TSMC 자회사인 TSMC 애리조나 법인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66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이 확정됐고, 지난 20일에는 글로벌파운드리에 대한 15억 달러 보조금 지급이 발표됐다.
러몬도 장관은 최근 직원들에게 주말에도 근무를 지시하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상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는 이유는 칩스법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칩스법 보조금을 폐지 또는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뷰 등을 통해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했다'고 비난했고, 칩스법을 "너무 나쁜 거래"로 규정한 바 있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조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칩스법은 국가안보 프로그램이고, 오늘날까지 여전히 양당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며 "칩스법은 어떤 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됐다. 어떤 것이든 가능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조만간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도 보조금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인텔 85억 달러 △삼성전자 64억 달러 △마이크론 61억 달러 △SK하이닉스 4억 5000만 달러 등 보조금을 약속하는 예비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 일대에 건설 중인 공장은 2026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2028년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양산할 계획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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