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신뢰' 현대제철 서강현, 재무개선 성과…다음은 실적

지난해말 취임 이후 재무개선 작업 몰두…부채·유동성 비율 개선
中 저가공세에 시황 회복 지연…신규 수요처 발굴로 수익성 확대 집중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재무통'으로 꼽히는 서강현 현대제철(004020) 대표이사 사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하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말 현대제철 수장에 오른 이후 최악의 업황에도 부채비율을 줄이는 재무개선이라는 성과를 내놨다. 앞으로 신규 수요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3분기 부채비율 75.8%로 지난해 말(80.6%) 대비 4.8%p 개선됐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 6.3%p 개선된 156%로 나타났다.

서 대표는 지난해 말 현대제철 수장에 올랐다. 직전 현대차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매출·영업이익에서 최대 실적을 이끈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CFO를 지냈다는 점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력을 비춰보면 현대제철의 재무개선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올해 현대제철은 재무개선 작업에 집중했다. 서 대표는 취임 이후 과도한 자금이 필요한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진출보단 본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비철 소재 사업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차별성 있는 강재 개발로 신규 수요 증가에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 대표는 부임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부채비율 개선에 집중해 성과를 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서 대표의 유임을 결정하고 재무 건전성 작업 연속성에 힘을 실어줬다.

앞으로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5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273억 원) 대비 80%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16%로 1년 전(5.2%)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 저가 공세가 제품가격 인상을 가로막았다. 철광석 시세도 올해 3분기 기준 톤당 16만 5000원으로 지난해(15만 7000원) 대비 약 5% 올랐다. 정부의 계속된 전기료 인상도 원가 부담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철강업계에선 시황과 직결되는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시점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발표한 경기 부양책이 단기 효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건설·조선 등 주력 분야에 더해 원전과 방산 등 신규 수요 창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 4호기에 내진성능이 향상된 원자력 발전소 건설용 강재를 공급했다. 초고강도 냉연소재를 적용한 고강도 경량 섀시 부품을 개발하는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부양책 시행과 이에 따른 부동산 업황의 반등을 내년 초부터 보여줄 수 있을 것"며 "중국 철강 가격의 바닥은 확인했고 향후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