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인텔 1.8나노 공정, 2026년 양산 가능성 희박"

2021년 파운드리 재진출 후 1.8나노로 시장 주도 계획
기술 축적 없이 수율 달성 의구심…"애플, 퀄컴도 거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링 포럼에서 강연에 나서고 있다. 2024.06.0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내년부터 양산을 계획한 18A(1.8나노급) 공정이 2026년에도 대량 생산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는 29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1.8나노 공정으로 2026년까지 대량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2021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취임과 함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1.8나노 공정 개발을 추진해 왔다. 5나노 이하 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는 TSMC와 삼성전자뿐인 상황에서, 두 회사의 최선단 3나노 공정보다도 앞선 1.8나노 공정을 통해 파운드리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2018년 파운드리 사업에서 철수했던 인텔이 축적된 기술 없이 1.8나노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완성품 중 양품의 비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다.

세계 1위 파운드리인 TSMC는 내년부터 2나노 공정 양산 계획이고,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도 목표 수율을 달성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인텔 공급업체가 작성한 문서를 근거로 인텔의 1.8나노 공정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공급업체는 특정 공정 기술로 칩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아직 제공받지 못했고, 인텔 공장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잠재 고객사인 애플과 퀄컴도 기술적 이유로 인텔의 1.8나노 공정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는 지난달 인텔의 1.8나노 공정이 반도체 설계 회사인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인텔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포함해 250억 달러를 들여 시작한 파운드리 사업이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수조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결국 1만5000명의 인력 감축과 더불어 외부자금을 수혈받기 위해 파운드리 분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서버·PC 프로세서 제품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경쟁사 AMD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고,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에서도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뒤처져 단기간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jupy@news1.kr